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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펭귄
- 작성일
- 2023.2.28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1
- 글쓴이
- 요코미조 세이시 저
시공사
1.
-「긴다이치 코스케의 마지막 사건」. 8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20년 정도의 시간, 등장하는 인물의 수만 50명이 넘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최종 보스 같은 느낌.
2.
-기존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일본의 전통 사회가 전후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비참한 모습을 조명했다면, 이 작품은 기성 사회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려고 꿈틀대는 새로운 세대들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소재가 매우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희망적이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끈적거리는 듯한 불쾌한 공포는 훨씬 덜했다.
3.
-맨날 사신이라고 놀림받던 긴다이치 코스케가 각성한 것도 특이했다. 중요한 대사부터 일단 바뀌었는데, ‘이미 범인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었어요.’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이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어요.’로 우유부단함을 벗고 적극적으로 변했다(사실 나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조금 더 좋아하긴 했다). 마지막 결말부분에서는 심지어 범인을 직접 유인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덕분인지 등장인물의 수가 거의 50명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죽는 사람의 수가 거의 단편급으로 적은 편이다. 책의 양에 비해 죽는 사람의 수가 너무 적어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4.
-다른 작품들에 비해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느낌도 조금 약한 편이었다. 특히 전반부의 사건보다 후반부의 사건에서. 기발한 트릭을 이용해 독자를 낚는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격세지감과 시리즈의 장엄한 스케일에 초점을 맞춰서 독자에게 그 감정을 발사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범인을 잡기 전에 진범의 이름을 중간에 공개해버린다. 숨바꼭질 놀이에 집중할 생각이 크게 없어보였다.
5.
-850페이지 정도의 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있고,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시대적 배경이 확 바뀌어서 지루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400페이지 정도의 두 작품을 연속으로 읽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른 평을 쓰신 분들 중 속도감이 느껴지는 전개라고 쓰신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 속도감이 느껴졌던 부분은 순식간에 2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20년 후.’ 이 부분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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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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