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반토막
- 작성일
- 2009.6.30
모닝
- 글쓴이
- 쇼지 유키야 저
계명사
푸르른 초목을 빠르게 흘러가는 자동차에서 찍은 듯한 한장의 사진이 표지를 장식한다. 푸르름은 청춘의 상징이다. 흐름은 시간을 말하겠지. 그리고 모닝(Mourning)이라는 제목이 오른쪽 중간에 있고, 그 이름 위에 하얀 선 한줄, 그 왼쪽에 또 하나의 하얀 선이 있다. 과거, 그리고 현재를 이어주는 이름이 바로 모닝이다. 우리말로 하면 모닝은 상중(喪中), 혹은 상복(喪服)으로 말해야할지, 슬픔이나 애도 정도로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죽음이라는 사실을 기점으로한 이야기이기에 전자가 더 어울릴듯싶다. 죽음, 애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청춘! 작은 사진 한장에 이 소설이 말하고자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함축된다. 이제 그 시간속을 거슬러 올라보자.
이십년만에 다 같이 만났는데, 한 명이 모자란다.
1980년에서 사년, 열아홉에서 스물둘까지.. 청춘을 함께 보낸 다이, 준페이, 히토시와 와료, 그리고 신고. 다섯명의 친구들있다. 그리고 이십년... 신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다시 모인 친구들. 신고의 장례식이후 헤어지려던 그들에게 준페이는 자살 선언을 한다. 너무나 쉽게 던져버린 친구의 말에 중학교 선생인 히토시도, 두부가게를 하는 와료도, 카페를 하는 나, 다이도 할말을 잃어버린다.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돌아가는 길, 신고를 떠나보내고 준페이의 자살선언에 놀란 그들은 이십년전 청춘의 추억속으로 긴 회상여행, 드라이브를 떠나게된다. 신고의 죽음과 준페이의 자살선언의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물음과 함께...
혈기왕성했던 다섯명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 청춘의 우정과 사랑! 하지만 죽음과 자살이라는 문제가 남았있다. 왜 준페이는 자살을 하려는 것일까? 그들의 긴나긴 추억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의 추억속에 존재하던 이름, 아카네! 아카네와 준페이, 그리고 신고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모든것을 함께했지만 그들이 알지못하던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걸일까? 그들의 차가 속력을 낼 수록 이야기는 선명한 젊음 가득한 추억속 시간을 내달린다.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매일 매일 이런 인사가 어울릴만한 날들의 연속이다. 입시로 고민하는 학생도, 왕따로 힘겨워하던 초등학교 어린 아이들도, 사랑에 아파하던 젊은 남녀도, 그리고 도덕성에 상처받은 대통령도... 자살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죽어가는 시대이기때문이다. 누군가 자살세를 내야 한다고 했던가? 정말 그렇게라도 해야할 것 같다. 종교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고서라도 죽음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팽배해진 요즘이다.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면 죽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해질 수 있도록 죽도록 노력해보자. 혼자로 태어나지만 세상에 결코 혼자인 사람은 없다. 그래서 혼자 죽지만 그 죽음은 혼자만의 것으로 결코 끝나지 않는다. 자살은 나를 죽이는 일인 동시에 내 곁의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다. 자살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런 소재가 주는 이미지때문에라도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만든다.
<모닝 Mourning>, 죽음을 삶으로 되돌리기 위한 추억여행속에서 그 선명했던 청춘의 푸르름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사는 현재라는 시간의, 새로운 삶의 색깔로 전해진다. 시간이라는 덫에 갖혀버린 사람들이 아픔의 무게에 눌려 힘겨워할때, 잠시 그 시간의 무게를 벗고 가볍고 푸르렀던 시간여행을 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돌파구와 활력을 찾게되는 것과같이 말이다. 무거움에 가득했던 Mourning 에서 조금은 가벼워지고 활력넘치는 추억의 빛이 서린 Morning 속으로, 그리고 Good Morning! 로 새롭게 태어나는 그들의 모습과 마주한다.
죽음이 전해준 청춘의 푸르름을 현재의 시간에 덫칠하다!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 행복했고, 불확실한 미래속에서도 현재의 상황을 즐기 수 있었고, 무엇인가를 향해 아무런 생각과 주저없이 돌진할 수 있었던 다섯명 친구들의 추억여행을 통해 오래지 않은 나의 청춘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살아갈 용기와 다시한번 기지개를 펼 삶의 희망과 마주하게 된다. 어찌보면 죽음이 주는 또하나의 선물과 마주한다. <모닝 Mourning>은 청춘이 가진 푸르름을 현재의 회색빛에 푸르르게 덫칠할 기회를 선물한다. 그리고 말한다. 당신의 청춘은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