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se
  1. 영화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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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란위의 집에서의 포옹.. 날 잠에서 깨어나게 만든 장면이다)


어느날 새벽 잠에서 깨어 케이블 TV에서 나오던 영화의 이 장면을 보고는 잠시동안 내 몸의 활동이 모두 정지된 듯한 충격을 주었던 영화 '란위'


영화를 보면서 동성간의 사랑에 대한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 영화를 보고난뒤에는 의아함까지 안겨주었다.


영화 '란위'는 러브스토리이다.


동성간의 사랑이니 뭐 그런 수식어가 붙기에는 관금붕 감독이 보여주는 장면 장면들이 편견을 배제하게끔 한다.


잠깐 스토리를 정리하자면..


 


시골에서 올라온 '청와대'대학생인 '란위'는 학비를 마련키 위해 남창으로 하루동안 한동과 밤을 보내게 된다.


20대 중반에 벌써 성공한 기업인이 된 한동은 여느 상대와 달리 슬프면서 겁에 질린 눈빛을 한 란위와 하룻밤을 보낸후 무엇인가 모를 여운을 남긴채 4개월이라는 시간뒤에 다시 란위를 만나게 된다.


한동을 다시 만난 란위는 그를 보자 마자 4개월만이라며 정확한 날짜까지 기억한채 그를 보는 눈빛에 반가움이 서려있다.


다시 만난 그들은 연애 비슷한 만남을 가지게 된다. 가끔 밥도 먹고 상대를 위한 선물도 사고(한동이 란위에게^^) 서로를 놀리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중 란위와 달리 한동은 란위를 진지한 상대로 보지 않고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을 보게된 란위는 충격을 받고 다툰후 헤어지게 된다.


이들은 다시 만나게 된 계기는 중국의 역사적 사건인 '천안문 사태'인데.. 그 시절 대학생이었던 란위또한 천안문 광장에서의 시위에 가담하게 되고 중국 고위층의 자제인 한동은 천안문 사태가 일어날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된다.


그의 기숙사 주위를 헤매며 란위를 애타게 찾던 한동은 새벽녘 다시 란위와 만나게 되고 자신도 모르던 감정을 격한 포옹으로 표현한다.


한동의 거처에서, 오열하던 란위를 안아주는 한동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란위를 위해 시외에 별장을 마련해서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꾸미고 함께 지내지만 한동은 남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린징핑이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란위에게 물질적인 것들을 남겨주지만 란위가 원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도 알지 않았을까..


별장을 떠나는 란위의 눈빛은 가슴에 가시처럼 박혀서 떠나질 않았다.


 




 




(바로 이 배우 '유엽(Liu Ye)' 이전까지는 이런 배우가 있다라는 것 조차 몰랐는데 이 영화 하나만으로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어쩜 저렇게 슬픈 눈빛을 가졌는지.. 장동건 주연의 '무극'이라는 영화에서 '검은 늑대'라는 캐릭터로 나왔는데 거기에서도 살아남기위해 종족을 배신한 비겁했던 과거와 노예라는 현실에 갇혀있던 슬픈 캐릭터였다. 어떤 매체에서는 악역이라고 표현했지만 '란위'를 보고나서인지 난 너무 슬픈캐릭터로 보였다)


 


그렇게 몇해가 흘러 한동은 린징핑과 이혼하고 우연찮게 란위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때 란위는 이미 한동을 처음만났을 어린나이가 아닌 20대 후반의 청년이 되어있었다. 다시 만난 그들사이엔 어색한 침묵만이 존재했었다. 한동을 떠났던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말.. 다시는 다른사람에게 마음 열지않겠다 했던 란위는 냉정한 시선으로 한동을 대하고 이젠 왠지 반대의 입장이 되어버린 그들 사이에서 어색함과 싸늘함은 어찌보면 한동을 치뤄야할 대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은 참 모를 것이다.


란위의 집에서 저녁을 먹게된 두 사람..


한동을 대접하는 란위의 태도는 손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실망과 안타까움을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내는 한동은 불편해보이기 그지없었다.


쇼파에서 잠시 잠이 든 한동을 깨우는 란위와 그런 란위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한동.


안아보고 싶다는 한동의 말에 살며시 안아주는 란위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잠시잠깐 한동을 안은 란위는 어색하게 웃으며 살이 찐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 말에 한동은 갑자기 란위를 안으며 그때 왜 너를 그냥 보냈을까 하며 힘차게 끌어안는다.


다시 시작되는 사랑은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의 실패와 부정한 로비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을 지도 모르는 한동을 위해 란위는 한동이 주었던 별장을 판돈과 미국으로 유학가기 위해 보관해둔 돈을 모두 그를 위해 쓰고 다시 한번 사랑이 계속되리라 믿는다.


 




 


(위의 블로그에서 퍼온 사진..


한동의 석방후 친구들과의 파티에서 다시 한번 재기를 다짐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한동을 바라보는 란위.. 정말 저 배우는 눈빛이 예술이다.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어느날 한동은 전화한통을 받게 된다.


공사장에서(란위는 건축학도다) 사고를 당한 란위의 소식..


시체 안치소에서 란위의 시신을 접한 한동은 크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한채 무너진다.


 


란위가 떠난 그곳에서 언제나 멈춰선다는 한동..


한동은 말한다. 언제나 란위가 함께 있다고 느낀다고..


 


 


영화는 이렇게 끝난다. 이 영화는 '북경고사'라는 인터넷 소설을 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상업적인 영화는 아니었으나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내내 가볍지 않는 영상과 음악과 나레이션들, 그리고 음향이 영화의 무게에 큰 작용을 한것 같다.


원작인 북경고사를 읽어보면 성적인 표현이 좀 많이 리얼해서 외설이라고 생각될수도 있으나 그와 대등하게 한동의 나레이션은 북경고사의 수준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된다.


에필로그에서 캐나다로 이민가 새로운 가정을 꾸민 한동(그 스스로도 자신은 란위처럼 스스로를 게이로 인정하고 살아가기엔 용기가 없다고 인정한다;;)은 어느 햇살따뜻한 날 란위를 생각하며 기도를 한다.


하느님에게 죄많은 자신의 기도를 들어달라고..예전에 한사람을 사랑했고 고통을 주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기에 보답을 할 수없다고.. 간절히 바라건대 그는 너무나도 선량하고 정직한 삶이며 유일하게 그가 해서는 안돼는 일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한 것이라고.. 그를 어디로 보내셨든 자신을 세상을 떠날때는 그와 함께 하게 해달라고.. 그가 만약 지옥에 있다면 자신도 그곳으로 가 두손으로 힘껏 그의 어깨를 쥐고 그와 등을 맞대며 그와 함께 가혹한 형벌과 불의 고통을 받게 한다해도 아무런 원망도 후회도 하지 않겠다고..


 


이 영화는 호모섹슈얼을 향한 사회의 편견에 대항하는 의식이 담긴 영화도 중국의 사회격변기의 상황을 그려낸 역사적인 영화도 아니다. 그저 두사람이 사랑하고 상처주고 다시 사랑하는 러브스토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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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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