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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frhd2854
- 작성일
- 2022.3.27
인간과 사진
- 글쓴이
- 제프 다이어 저
을유문화사
제프 다이어는 '제프 다이어가 곧 장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체할 수 없는 영국의 대표 작가이다. 사진, 재즈, 여행 등 한 작가가 다뤘다고 보기 어려운 다양한 소재를 소설, 에세이, 르포르타주 등 여러 장르에 담아내며 독창적인 글쓰기로 무라카미 하루키, 알랭 드 보통 등 동시대 작가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그는 사진을 찍지도 않고, 심지어 카메라도 없는 상태에서 사진에 관한 글을 써 왔다고 한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이 내가 정말 애정하는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늘 더 좋은 카메라가 있길 원하고 더 나은 장비와 환경들을 생각했다. 그의 사진에 대한 애정과 시선에 감탄하면서도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카메라가 없는 상태에서 사진에 관한 글을 써 왔음에도, 그는 롤랑 바르트, 수전 손택, 존 버거 등 사진 비평으로 널리 알려진 대가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비평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프 다이어는 영어를 전공했으며, 사진에 대한 글쓰기는 자신이 옥스퍼드에서 배운 실천적 비평의 연장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 대신 사진을 읽는 것을, 또 자세히 보는 것을 좋아하는 제프 다이어에게 사진은 비평적 전문 분야이기도 하지만 묘사적 서사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서사 능력의 부재와 정지된 상태에 대한 풍부한 묘사가 합쳐지면, 사진은 묘사라는 뒷받침 없이도 리듬의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보다 언어에 내재한 서사의 잠재력을 훨씬 더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현세대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려운 작품들을 보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애를 쓰며, 혹 이해한 척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사진이나 음악, 시에 대해 글을 쓸 때는 처음의 혼란이나 당혹감을 잊거나 부정하거나 또는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추가로 비평은 어떤 작품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해명하는 기회가 아니라, 작품 안에 내재한 진실이 표현되기를 바라며 그 반응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기록하고 보존하는 기회임을 일깨워준다.
?? 내 생각에 셔터 스피드에서 무한대의 등가물은 아마 영원일 것이다. 기리의 사진은 하나하나 우리에게 영원의 특정한 순간을 제공한다. 그 사진들은 자신을 완전히 제공하면서, 순간적으로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뿐만 아니라 영원이라는 한계점 위에 서서 볼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한다.
?? 이 사진이 자체로 얼마나 흥미로운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누군가 거실 벽에 걸어 두기 위해 이 사진에 돈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화면으로 보기보다 벽에 걸어 두면 훨씬 더 잘 보일 것으로 믿는다는 것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 요점을 파악하고 퍼즐을 푼 후에도 눈에 띄게 하려는 의도로 설정된 대상이 지워진 사진에 볼 것이 많이 남아 있겠는가?
?? 이런 의미에서 새벽의 처형은 개인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삶,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는 반면, 해 질 녘에 쏜 총알은 그들의 인생에서 오직 황혼만 잃도록 고안되었다. 어느 쪽이든 이 사진들은 잃어버린 것, 그리고 그 잃어버림에서 남은 것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이 책에는 제프 다이어의 다양한 넓고 깊은 생각들을 담고 있다. 그의 글은 마치 여러 편의 영화를 줄곧 감상하는 것처럼 매력적이면서도 쉽게 빠져들었다. 위 소개한 것들을 제외하고도,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던 알렉스 웹과 피터 미첼의 허수아비, 나폴리의 영혼과 육체, 클로이 듀이 매슈스의 새벽의 총상, 마이클 프리드의 예술이 사랑한 사진 등 흥미로운 글들이 너무 많았다.
?마지막으로 을유문화사는 정말이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출판사이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출간하는 책들이 정말 나의 취향이라, 매번 을유문화사의 신간도서를 기대하는데, 항상 그 기대를 뛰어넘는 벅차오름을 선사해 준다. 이번 제프 다이어 '인간과 사진' 은 특히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신작이기에, 을유문화사의 출간에 더욱 감사드린다 :)
제프 다이어의 글을 모두가 접했으면 하는 진심을 담아, 추천하는 책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그는 사진을 찍지도 않고, 심지어 카메라도 없는 상태에서 사진에 관한 글을 써 왔다고 한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이 내가 정말 애정하는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늘 더 좋은 카메라가 있길 원하고 더 나은 장비와 환경들을 생각했다. 그의 사진에 대한 애정과 시선에 감탄하면서도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카메라가 없는 상태에서 사진에 관한 글을 써 왔음에도, 그는 롤랑 바르트, 수전 손택, 존 버거 등 사진 비평으로 널리 알려진 대가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비평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프 다이어는 영어를 전공했으며, 사진에 대한 글쓰기는 자신이 옥스퍼드에서 배운 실천적 비평의 연장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 대신 사진을 읽는 것을, 또 자세히 보는 것을 좋아하는 제프 다이어에게 사진은 비평적 전문 분야이기도 하지만 묘사적 서사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서사 능력의 부재와 정지된 상태에 대한 풍부한 묘사가 합쳐지면, 사진은 묘사라는 뒷받침 없이도 리듬의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보다 언어에 내재한 서사의 잠재력을 훨씬 더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현세대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려운 작품들을 보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애를 쓰며, 혹 이해한 척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사진이나 음악, 시에 대해 글을 쓸 때는 처음의 혼란이나 당혹감을 잊거나 부정하거나 또는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추가로 비평은 어떤 작품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해명하는 기회가 아니라, 작품 안에 내재한 진실이 표현되기를 바라며 그 반응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기록하고 보존하는 기회임을 일깨워준다.
?? 내 생각에 셔터 스피드에서 무한대의 등가물은 아마 영원일 것이다. 기리의 사진은 하나하나 우리에게 영원의 특정한 순간을 제공한다. 그 사진들은 자신을 완전히 제공하면서, 순간적으로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뿐만 아니라 영원이라는 한계점 위에 서서 볼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한다.
?? 이 사진이 자체로 얼마나 흥미로운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누군가 거실 벽에 걸어 두기 위해 이 사진에 돈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화면으로 보기보다 벽에 걸어 두면 훨씬 더 잘 보일 것으로 믿는다는 것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 요점을 파악하고 퍼즐을 푼 후에도 눈에 띄게 하려는 의도로 설정된 대상이 지워진 사진에 볼 것이 많이 남아 있겠는가?
?? 이런 의미에서 새벽의 처형은 개인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삶,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는 반면, 해 질 녘에 쏜 총알은 그들의 인생에서 오직 황혼만 잃도록 고안되었다. 어느 쪽이든 이 사진들은 잃어버린 것, 그리고 그 잃어버림에서 남은 것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이 책에는 제프 다이어의 다양한 넓고 깊은 생각들을 담고 있다. 그의 글은 마치 여러 편의 영화를 줄곧 감상하는 것처럼 매력적이면서도 쉽게 빠져들었다. 위 소개한 것들을 제외하고도,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던 알렉스 웹과 피터 미첼의 허수아비, 나폴리의 영혼과 육체, 클로이 듀이 매슈스의 새벽의 총상, 마이클 프리드의 예술이 사랑한 사진 등 흥미로운 글들이 너무 많았다.
?마지막으로 을유문화사는 정말이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출판사이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출간하는 책들이 정말 나의 취향이라, 매번 을유문화사의 신간도서를 기대하는데, 항상 그 기대를 뛰어넘는 벅차오름을 선사해 준다. 이번 제프 다이어 '인간과 사진' 은 특히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신작이기에, 을유문화사의 출간에 더욱 감사드린다 :)
제프 다이어의 글을 모두가 접했으면 하는 진심을 담아, 추천하는 책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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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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