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우리나라에서 존경하고 신뢰하는 직업 1위라는 영예를 얻고 있는 직업이지만 실상으로는 직업만족도 최하위이며 이직률 20%에 육박하다고 하니 씁슬하다.

작가 김상현씨는 서울대 물리교육과에 진학을 하고 미국 교환학생 시절 겪은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조직에 꿈을 키워 나갔다고 한다. 소방관으로
생활하면서 카카오 '브런치'에 일기 쓰기를 시작하면서 3개월만에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수상하여 이 책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출동한 사건들을 주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분 1초의 급박한 응급 상황으로 생명의 생사가 오고 갈수 있는 상황도 있고, 독거노인의 자살 기도, 주취자 신고, 화재 사고로 인한
동료의 사고, 데이트 폭력 등 우리가 TV에서 보던 그런 아찔하고 위험천만한 순간들이 많고 사연들도 각양각색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 중간 사진 첨부와 한 꼭지가 끝날때 마다 주석을 달아 간단한 소방법이라던지 간단한 응급처치 혹은 의학 상식 같은
글을 첨부 해 놓아서 몰랐던 상식을 많이 알게 되었다.

때론 화가 나고, 때론 눈물 한 방울 훔쳐내고, 때론 다행이다하고 안심도 하면서 읽어내려 갔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에 대한 노고에 감사도 하며 든든함도 느낄 수 있었지만 때론 안타깝고 애처로움도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소방관의 비율이 일반인의 8배이고, 상담과 치료는 기록에 남아 인사에 악영향을 주고, 이를 감수하고라도 상담을 받으려 해도 대한민국엔 소방병원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자살한 소방관은 47명이라고 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대목이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 우리 아들의 꿈이 소방관이다. 언제 어떻게 꿈이 바뀔지 이대로 쭉 갈지는 아직 어리기에 속단할 순 없지만 솔직한 엄마 입장에선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긴하다.

최근 들어 소방서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소방 공무원 증원이 추진되고 있고, 국가직 전환도 논의되고,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도 가능하게 법률이 바뀌고 있고, 소방관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자는 국민들의 청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노후된 장비들도 속속들이 교체되고 있다고 하니 작은 변화들이 모여 서서히 큰 변화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이렇게 힘든 여건 속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자기의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일에 임하며 숨은 곳곳에서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계셔줌에 가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감사하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엔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에서는 미어지는 가슴은 어쩔 수 없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