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소한 일상

은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3.8.28
전날 저녁 제과점에서 빵을 종류별로 사와 아침을 빵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삶아놓은 계란을 두고 조카들은 껍질까기 놀이를 합니다. 물론 껍질만 까고 먹지를 않아 먹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었습니다.
음식이 귀하지 않은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음식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올케가 제대로 음식들 먹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까지 함께 모시고 물놀이장으로 향했습니다.
물놀이장으로 가면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보트 투어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입니다.
인천에 돌아와 뉴스를 검색해보니 서귀포 일대 토요일 아침 상황이 참혹할 정도더군요.
이것도 운입니다.
강풍과 파도를 사람이 어찌 할 도리는 없는 것이지요.
협재 해수욕장으로 향했으나 해수욕장도 풍랑주의보로 인해 입수 금지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점심식사 시간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숙소로 돌아왔고 오후에 테마파크로 향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이후 움직였더니 문제는 테마파크의 여러 놀이기구들이 운행종료를 앞두고 있는 시간대였다는 점입니다.
키작은 조카들이 탈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있습니다.
보호자 동반으로 타도 키제한이 있습니다.
목마를 타고, 기차를 타고 댄싱오스카를 탔습니다.
댄싱오스카는 청룡열차 비슷한 것인데 회전하며 측면을 움직이기 때문에 원심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안전바를 내리자 큰 조카가 묻습니다.
"고모 이건 왜 벨트가 아니에요? 벨트가 더 안전하지 않아요?"
속으로 웃습니다.
"조카야, 안전바가 더 안전하다."
"고모! 저는 이미 바이킹은 시시할 정도로 되게 되게 놀이기구 잘타요."
4살 기준 유아용 바이킹은 음..... 저는 조카를 보고 싱긋 웃습니다.
"너무 무서우면 소리지르고 눈을 감아도 봐."
"저 이제 놀이기구 잘타요!"
두 살 조카도 타고 싶다고 칭얼대었다는데 채 몇 분도 되지 않는 놀이기구 탑승이 끝나니 조카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남동생은 타는 것을 보다가 밑에서 걱정을 했답니다.
"아이 경기 일으킬라!"
둘째 조카는 타는 것을 보고 너도 탈래라고 물으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고 하더군요.
내릴 때 멍하니 앞을 보던 조카는 앞 뒤로 아이들이 울기시작하자 따라 울며 안아달라고 합니다.
조카의 말이 걸작입니다.
"어른들은 왜 이런 걸 만든거에요? 이런 건 만들면 안돼요!"
아아. 조카에게 되게 되게 용감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 큰 조카의 놀이기구 탑승 경력에 본격적인 어트랙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우는 조카 달래주고 같이 목마와 벅스컵을 탔습니다.
벅스컵을 타려는데 둘째조카가 아슬아슬하게 키 제한에 걸려 그대로 퇴출되었습니다.
남동생이 안고 나가는데 저와 큰조카를 향해 팔을 뻗으며 울어댑니다.
대성통곡이 벌어진 셈입니다.
소심하게 회전판을 돌리려는 큰조카에게 그냥 이대로 타자 하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컵안에서 아이를 안아주었습니다.
대성통곡하던 둘째조카는 기차를 타고 만족하더니 더 타고 싶다고 했답니다. 저는 큰조카와 함께 목마를 한 번 더타고 끝냈습니다.
야외 극장에서 율동 따라하기도 하고 불꽃놀이를 보고 돌아오니 어느새 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쫓아다니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경의를 표했던 여름휴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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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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