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소한 일상

은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5.1.1
겨울이 시작되면서 추운 날씨로 인해 사람들이 패딩을 많이 입고 다닙니다. 덕분에 공연장마다 이 패딩 소재로 인해 관람객들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공연보러 가는 데에 옷차림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연장에서 피해야할 복장은 있습니다.
제가 공연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많은 드레스 코드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공연 관람이 클래식 쪽이었기에 항상 관람 안내장을 받으면 그 밑에 드레스 코드가 쓰여 있었죠. 드레스 코드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안내가 적혀있을 뿐입니다. 청바지와 운동화, 점퍼 차림은 입장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대표적이었고 여성의 경우 정장이더라도 가급적 바지 정장은 피해주십사하는 안내, 때로는 지나치게 밝은 색의 옷차림은 자제해주십사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 시절에는 1년 전 공연을 미리 예매하기도 하고,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예매 확인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전화로 예매하고 무통장으로 ATM기에서 입금하고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대략적인 자리만 알고 있을 때도 있었고 표도 등기로 발송받아 가지고 있어야만 했구요. 그런 시절 안내문이라 아마 지금 이런 안내문을 받으면 이게 뭐야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즘은 클래식 공연장에서도 그리 크게 복장을 따지지는 않습니다. 저도 가끔 운동화를 신고 갈 때가 있고 청바지를 입고 갈 때도 있으며 이 복장 때문에 입장을 거부당하지도 않습니다. 가볍게 문화를 즐긴다는 면에서는 획기적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오페라를 볼 때는 저도 어느 정도 복장에는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주 급하게 뛰어 나가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또한 겨울철에 공연을 볼 때면 전 절대 패딩을 입지 않습니다(솔직히 말해 패딩 소재의 옷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패딩을 입지 않는 것은 일종의 예의입니다.
내가 내 맘대로 한다는 데에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만, 원칙적으로 공연장에서 비닐에 물건을 담아주는 것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은데 패딩은 정말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바로 소음입니다. 내가 내 돈내고 들어와 내 맘대로 공연 볼 권리가 있다고 소리친다면 반박이 나옵니다. 타인의 공연관람을 방해할 권리를 사지 않았다는 겁니다.
패딩 소재 및 이와 비슷하게 소음을 유발하는 소재의 옷, 이를테면 아웃도어 복장 등은 벗어서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입장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인데 지켜지지 않는 것이죠. 특히 클래식 공연과 연극의 경우는 정말 꼭 지켜야 하는 관람 예절 중 하나입니다. 뮤지컬이나 다른 공연이라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패딩 소재를 입고 소리가 나지 않게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숨도 쉬지 말아야 할 테니 말입니다. 본인이 마네킹이 될 수 있다면 입고 관람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얼마전 경험했지만 패딩 소재의 옷을 가지고 부스럭 거리면 본인에게 들리는 것보다 더 큰 소음이 주변 관객들에게 들립니다. 공연장에서 소음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전 우리나라 공연장에서 프로그램북을 판매할 때에 비닐에 담아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기획상품들의 판매도 가급적 비닐 재질 포장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구요.
공연이란 배우나 연주자들,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므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기본적인 관람예절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장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만일 휴식시간에 그와 관련된 불만을 듣게 된다면 조용히 수긍하고 옷을 벗어 잘 간수하시는 것이 맞는 일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