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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붕의 판결



 


조선 중기 문신이며 성리학자였던 주세붕은 향촌사림의 배양을 위해 최초로 서원을 건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극한 효행과 청빈한 생활로 조야에 신망이 높았으며 청백리에 녹선되었다.
그가 다스리던 백성 중에 형이 제 아우를 송사하여 재물을 빼앗으려는 자가 있었다. 주세붕은 형으로 하여금 제 아우를 업고 종일 뜰을 돌게 하였는데, 게을러지면 독촉하고 바닥에 앉으면 꾸짖었다. 그가 몹시 지쳤을 때 불러서 엄히 물었다.
“너는 어린 아우를 업어 기를 때에도 재물을 다투어 빼앗을 생각을 하였더냐?”이 한 마디에 형은 크게 깨달아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돌아갔다.또 어떤 생원이 재물 때문에 제 아우를 상대로 송사하여 다툰 일이 있었다. 주세붕은 종이를 꺼내 왼쪽에는 이(理) 자를 쓰고 오른쪽에는 욕(欲) 자를 써서 그에게 주면서 찬찬히 타일렀다.“네가 곧거든 이(理) 자 아래에 이름을 적고, 네게 욕심이 있었거든 욕(欲) 자 아래에 적으라.”이 말을 들은 생원은 낯을 붉히면서 어디에 이름을 적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주세붕이 큰 소리로 그를 다그쳤다.“너는 명색이 생원인데, 어찌 이 자와 욕 자를 분별할 줄도 모르느냐? 빨리 적으라.”생원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욕 자 아래에 이름을 적고 말없이 달아났다. 이것은 조선조 중종 때의 일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돈이나 재물 때문에 형제 사이에 송사가 빈번했던 모양이다. 물론, 현명한 관리 덕분에 아우의 재물을 빼앗으려던 형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그러나 재물에 대한 욕심은 가족윤리까지도 파괴할 수 있음을 이 일화는 경고한다. 탐욕에 몸을 맡길 때 종래는 사회공동체까지도 와해할 것이다. 예의염치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를 다스리고 바로잡는 진리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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