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나무 한그루...

eunbi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3.8.13
소소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여름 백록담 보는 일이었습니다.
겨울 눈 속의 백록담은 봤으나 여름의 백록담은 인연이 없었습니다.
윗세오름-어리목이나 남벽-돈네코 코스는 여름 산행을 했습니다만, 백록담만은 날씨가 좋지 않아 지금까지 번번이 오르지 못했습니다.
'물 담긴 여름 백록담 등정'은 입에 걸린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강력한 나의 염원에 (아직도 유지 중인 직장 산악회) 하계 산행을 제주로 정했습니다.
이제는 OB가 대부분이라서 A팀은 성판악-백록담-관음사, B팀은 성판악-사라오름까지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7월 내내 비가 내렸고 날씨도 흐려 이번에도 못 올라간 건가, 노심초사….
성판악에서 9시 통과해서 3시간 30분 걸려 백록담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빠르게 올라간 셈입니다.
그동안의 정성(?)이 통했는지 백록담에 가득 담긴 천수를 봤습니다. 모든 피곤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친구와 가족에게 사진 전송, 여러번 한라를 오른 누님은 한번도 물담긴 백록담을 못봤다고 아주 부러워 합니다.)
관음사로 내려왔는데 약간의 비가 오락가락...
돌 길이 미끄러워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요즘은 등산보다 하산 길이 더 어렵습니다.)
내려오면서 팀원에게 '삼세의 영광이다'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장관이었습니다. 아직도 내게 온 행운의 순간을 생각하면 입꼬리가 올라 갑니다.
사랑입니다. 행복입니다….^^
사진 한 장만 올리기가 뭣해 이 날의 여정 몇 장 더 올립니다.
성판악 입구, 09:00 통과
한라산도 기후 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답니다.
한라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제주...
광각 모드로 찍은 백록담...
얼굴은 못생겼으니 모자이크 처리 살짝... 그래도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는 보일겁니다.^^
태풍 '나리'의 물폭탄을 맞아 흔적없이 사라진 용진각 대피소 터에서 바라본 절경...
하산길에 만나는 삼각봉과, 멀리보이는 백록담 북벽...
이끼 덮힌 탐라계곡... 숲이 살아 있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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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