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고...

eunbi
- 작성일
- 2018.8.27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불확정성의 과학을 열다
- 글쓴이
- 이옥수 저/정윤채 그림
작은길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불확정성의 과학을 열다>은 교양만화인데, 양자역학에 대한 어떤 전문적 설명을 그려냈다기 보다는 양자학(量子學)의 태두라 할 수 있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의 학문적 발자취 및 성과를 연대기 형식으로 보여준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도 양자역학이 뭔지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다. 측정이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도? 조금 더 나열하자면 하이젠베르크가 행렬(行列) 형식의 수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양자역학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고, 아인슈타인과의 토론에서 힌트(관찰할 수 있는 양만으로 과학이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론이 우리가 무엇을 관찰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를 얻어 1927년 '불확정성 원리'로 양자역학의 해석을 확립했다는 정도만 받아들였다. 그리고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는 정도...
1927년 하이젠베르크는 보어 교수와 함께 상보성의 원리(하나의 사건을 두 가지의 다른 방법으로 관찰. 즉 파동과 입자 같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짝을 함께 사용한다는 원리)와 불확정성의 원리(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들과 관계된 물리량은 측정과정에서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즉 원자의 위치와 운동성은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로 표현되는 코페하겐 해석을 발표하는데, 아인슈타인은 이 새로운 양자이론의 확률론적인 성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모양이다(물리량은 측정과 관계없이 객관적인 값으로 존재한다는 물리학의 대전제를 완벽히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동방정식으로 유명한 슈뢰딩거 또한 코펜하겐 해석을 수용하지 못하고 뒷날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진 사고실험적 비판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제법 흥미로웠다. 생각하기에 따라 철학적인 하는 사고로의 영역 확대가 가능한 부분이더라.
이 책을 통해 건진 걸 하나 꼽으라면 자연 현상이 확률에 지배를 받는다는 거다. 양자역학과 관계없이 인상적인 장면이 둘 있었는데 그 하나는 '과학자의 양심'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하이젠베르크는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우라늄 프로젝트를 이끌게 되는데, 과학자의 양심에 따라 핵폭탄보다 제어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원자로(原子爐)의 연구에 그쳤다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과학자들의 '토론 문화'이다. 하이젠베르크를 중심으로 동시대의 많은 물리학자의 연구 핵심내용들이 소개되어 나오는데, 관련 교수들이 토론을 통해 그들의 연구를 검토하고 업그레이드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성 이론이 천재 아인슈타인 한 사람의 역작이라면 양자역학은 수많은 과학자들의 협력과 경쟁에 의해 자리 잡은, 요즘 말로하면 집단지성의 산물이라 하겠다.
만화라고 쉽게 볼 수 있는 책은 아니고... 그렇다고 양자역학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어려운 책도 아니다. 과학 좀 좋아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제일 적당하고, 관심 있는 성인들도 어려운 이론은 무심히 넘기면서 볼 수 있는 수준의 구성이다. 나에겐 뭔가 지식충족이 덜된... 그런 느낌이 조금 남아 있다. 하여튼 이런 책을 우리 학생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노벨상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창조적인 성과를 일궈낸 사람에게 주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게 너무 약하다. 투자도 좋지만 관심이 우선이다. 이 책으로 인해 단 한 명의 인재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이 책 낸 사람들 모두 행복할거야... 그림체가 시원하고 글에 군더더기가 없어 나름 즐거운 책 읽기(보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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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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