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고...

eunbi
- 작성일
- 2011.11.16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4
- 글쓴이
- 이원복 저
김영사
도광양회(韜光養晦), 유소작위(有所作爲), 화평굴기(和平崛起), 돌돌핍인(咄咄逼人). 이제는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중국의 외교기조이다. 덩샤오핑 시대에는 조용히 실력을 키우는데 힘을 모으고(도광양회), 어느 정도 힘이 축적된 장쩌민 시절부터 서서히 국제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해야할 일은 한다(유소작위)'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는 경제적 파워에 의한 평화적 대국화(화평굴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원자바오 총리 때부터 기세등등(돌돌핍인)한 중국의 모습이 지금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젠 G2라 불릴 정도로 세계 수준으로 성장한 중국을 보노라면, 어떤 위기감이 모호한 안개처럼 스멀거린다.
이원복 교수의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는 아이에게 세계사적 흐름을 알게하기 위해 사주었지만, 이 <중국 편>만은 내 자신을 위해 소장한 것이다. 중국의 현대사를 쉽게 꿰뚫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도구로써 이보다 더 나은 것은 없어보인다. 중국 편은 청나라 후기에서 중화민국의 성립까지의 ‘근대 편’과 중국 내 공산당 창설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현대 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책은 현대 편이다. 중국 공산당은 마우쩌둥에 의해 1921년 창당된 이후 국공 싸움에서 승리하기 까지 고난의 행군(長征:1934~35)과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었고, 승리 후에도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낸다. 하지만 마우쩌둥 이후의 영명한 지도자들이 계속 리더십을 발휘하여 오늘의 중국에 이르게 된다.
중국 내에서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운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주의(pragmatism)는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과 함께 대외 개방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있게한 특유의 사회주의경제 체제를 수립하게 된다. 특히 1979년 미국 방문 후 주장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중국 경제의 위대한 햇불이었음을 지금은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런 중국을 보면서 새삼 국가지도자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국민당과 싸워 중국을 통일한 마오쩌둥,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재능을 지녔으나 조직의 단합을 무엇보다 우선시한 재상 저우언라이, 과감한 개혁으로 세계 경제 강국의 초석을 닦은 덩샤오핑. 이원복 교수는 이 책의 상당한 부분을 이 3인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그 공(功)과 과(過)를 소개하면서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우언라이(周恩來)'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마도 후세사가로 부터 제갈공명에 비견될 명재상으로 꼽힐 것이다. 진시황 이래 가장 강력하고 변덕스러우며, 의심 많은 지도자였다는 마오쩌둥 밑에서 26년 동안이나 총리를 한 인물임을 생각해 본다면 그가 얼마나 탁월한가를 알 수 있다. 혹자는 그래서 그를 '1인자를 능가한 2인자'라 하기도 하였다. 마오보다 직급은 높았으나 마오의 농민중심 혁명사상에 감화되어 흔쾌히 도왔고, 대장정을 통해 끝내 마오의 공산당 전체 권력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저우. 그가 최고자리에 오를려는 권력자들을 화합·단결시켜 권력투쟁으로 인한 국력소모를 막지 않았다면 오늘의 중국은 한참 뒤에 나타났으리라 생각한다.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바탕으로 늘 서민을 위해 활동해 온 그를 '무결점, 무오류의 지도자', '중국 인민의 총리'로 인식되어진다는 점에서 비록 사상적으로는 우리와 다른 길에 서 있으나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저우만 같다면...
어쨌거나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4: 중국 2. 현대 편>은 아이들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립과 결과, 중국의 외교, 중국 현대사를 이끌어온 역대 지도자에 초점을 맞추어 풀어가는 이원복의 만화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중국의 밑바탕이 눈에 그려진다. 중국의 근현대사를 알아야 오늘날 중국을 알 수 있고, 중국을 알아야 세계가 보인다고들 이야기 한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춘 중국의 정책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향후 중국은 '포용성 성장'이라는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라도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려면 이런 기본적 역사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게 <중국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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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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