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땡글이
- 작성일
- 2009.3.24
디센트 1
- 글쓴이
- 제프 롱 저
시작

■ 들어가기
- 'DESCENT'는 하강, 몰락, 급습, 혈통, 세습, 한 세대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단어 자체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메타포를 담고 있으며, 밝고 희망적인 상황보다는 암울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단어다. 제프 롱의 장편소설 <디센트>는 전 2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대기하고 있다. 발견-조사-징후-은총의 네 부분으로 나눠진 소설은 태평양 지하 통로를 통한 지하세계가 주요 무대가 된다. 이곳을 탐험하는 헬리오스 주식회사는 갈라파고스제도, 콜론 융기, 클리퍼턴 파쇄대, 챌린저 해연 등 누가 들어도 낯선 심연의 도시들이 우리를 기다히고 있다.
- 19세 때부터 히말라야, 티베트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제프 롱은 석공일과 클라이밍 강의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다가 자신의 목표를 재발견한다. 이를 통해 제프 롱은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계곡에서의 하드코어 클라이밍을 바탕으로 첫 소설 <빛의 천사들>를 시작으로 네팔에서 정치범이나 티베트 게릴라와의 경험을 토대로 에레레스트의 재앙과 티베트이 학살을 주제로 <에센트>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후 그는 히말라야에서의 투어가이드, 유럽안보협력기구에서의 감독관 근무 경력 등 통해 <디센트>를 집필한다.
■ 대강의 줄거리
- 첫장을 펴면 '아이크'가 등장하고 히말라야 산맥 티베트 자치구에서 심연의 동굴에 들어선 이들을 인솔한다. 이 곳에서 1920년대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비행기를 발견하고 알 수 없는 생물체와 조우한다. 또 여러 구의 시체를 보게 되고 어둠속 터널에서 무서운 공포를 경험한다. 이는 저자 제프 롱이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에서의 보냈던 시간이 고스란히 옮겨져 있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두번째 앨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스캄 북부의 갈라하리 사막을 무대로 사건이 전개된다. 이 부분에서는 카톨릭교회에서 인정하지 않으며 아직까지 논란거리가 된 여성 추기경과 교황에 대해 언급된다. 또 숲으로 들어간 앨리는 심각한 병자와 비참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당도하고 서로의 안락사를 도와주는 나병환자들을 만난다. 썩은 시체에서 발생하는 질소로 인해 숨쉴수 조차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는 세르비아인의 학살과 연관된다. 즉 유럽안보협력기구의 감독관으로 근무했을 때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보았으며 그 피비린내 나는 학살의 현장을 소설 <디센트>에 옮겨 놓았다. 또 정찰을 나가다가 추락한 뒤 정체모를 괴 생명체의 습격을 받고 가죽이 벗겨지고 눈이 빠지면서 고통을 겪는 부하를 보며 절규하는 주인공의 모습들.
- 사탄의 존재를 믿는가? 1개 사단 병력이 미지의 동굴로 들어갔지만 전부 몰살당한다.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그 곳을 탐험하기 위한 정찰대가 꾸려진다. 그 중심에 헬리오스 주식회사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고 심연에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공포가 시작된다. 십수십킬로미터의 심연에서 발견하는 것은 모두 우리들의 상상밖의 것들이고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 공포와 긴장이 지속된다.
■ <디센트> 살펴보기
- 저자 제프 롱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상상의 모습은 이 소설 <디센트>처럼 공포나 모험소설일 수 있고, 판타지, 드라마, 스릴러, SF 등 다양한 형태가 된다. 우선 괴 생명체이 등장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원인모르게 죽은 시체들, 그 시체들의 모습은 끔찍할 정도로 처참하다. 가죽이 벗겨져 있거나 척추를 따라 쇠줄이 연결되있으며, 눈이 빠져 있어 앞을 보지 못하는 그런 상태다. 아마 이런 모습들을 상상하는 독자라면 진짜 사탄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미스터리를 밝히는 열쇠를 독자들에게 쥐어 준다.
- 이 소설은 하나의 큰 맥락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즉, 지옥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해 놓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서술형식으로 나열한다. 소설의 장르를 모험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제프 롱은 우리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어두운 곳과 가장 낮은 곳, 그리고 가장 처참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을 배경으로 삼는다. 이는 내면의 공포심을 최대한 키우고 본성을 완전히 발가벗기는 작업의 일환이다. 육신을 자르고 붉은 피로 얼룩지는 그런 호러보다는 단테가 신곡에서 말하는 지옥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경험하도록 만들고 있다.
- <디센트>는 영화로도 각색되어 2년 전 만들어졌다. 원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이한 부분이 많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실제 존재할지 모르는 어둠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지구 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지옥이 바로 디센트의 무대가 된다. 아래 포스터처럼 뭔가 암울하고 어둡고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디센트만의 매력이다.
■ <디센트>에서 우리가 얻을 것?
- 우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자극이다.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세계가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온갖 상상의 모습들이 영사기를 통해 화면에 나타나는 영화처럼 우리의 눈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 내면에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측정할 수 없는 공포심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모험소설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최고로 극대화한 것 같다. 저자 제프 롱은 이런 자극을 통해 독자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이는 배려를 사용했다. 모험과 공포는 누구나 경험해보고 싶은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책 <디센트>는 그런 소구점을 제대로 포착했다.
- 제프 롱의 소설을 찾아보게 한다. 그건 바로 두가지면에서 가능하다. 도대체 어떤 생각이로 이런 류의 소설을 집필했는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의 소설을 사 본다. 다른 한가지는 저자의 매력에 빠진 골수 모험소설 마니아들은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사실적이며 좀더 방대한 스케일을 찾기 마련이다. 그것만이 2% 부족한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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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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