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명호
  1. 그래픽노블+만화

이미지

도서명 표기
브레이커 NW (THE BREAKER New Waves) 2
글쓴이
전극진 글/박진환 그림
대원
평균
별점10 (3)
열혈명호


 

'열혈강호' 의 전극진 선생님이 스토리를 담당하셨던 현대적인 무협물 [브레이커].

 소심한 고딩 왕따 소년 [이시운]이 절정 고수의 선생님 [구문룡]을 만나 무공을 전수받고, 혼란한 무림세계에 뛰어들어 점차 강해지는 내용의 이 작품은 무협물의 대가의 작품답게 시종일관 흡입력있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들로 큰 사랑을 받았더랬다.

특히, 우리가 살고있는 이 현실의 보이지 않는 면에 무림 고수들이 암약하며 또하나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 조금은 진부한 설정속에서도 전혀 진부하지 않은, 아주 전통적이고 보편적이면서도 뚜렷한 이야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고개를 끄덕거릴만 했다.

마치 조폭이나 기업들처럼 각자의 세력을 가지고 있는 무림의 일파들. 무협지에서 주로 나오는 무당파, 소림파, 화산파등과 같은 일대 문파에서부터, 씨족 중심으로 이루어진 중소 가문들, 그리고 각 문파와 가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무공까지, 현실세계에 적절하게 잘 스며들어 있었다.

 

 [무협] 에는 팬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일종의 규칙과도 같은 것이 있다. 일단은 협俠이라는 개념이다. '무협' 이라는 단어에서 많은 독자들은 무武를 생각하겠지만, 명작으로 손꼽히는 무협소설들 중에는 주인공이 무공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강력한 무공보다는 그 어떠한 힘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사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신필' 김용의 대표작 '사조영웅전' 의 주인공 '곽정' 의 경우에도 초절정 고수급의 무공을 갖고 있진 않다. 그러나, 목숨을 버릴정도로 - 때론 미련해 보일정도로- 우직한 성품,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마음,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그르다' 는 사실을 깨달으면, 그 어떤 큰 댓가를 치루고라도 '옳음' 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사조영웅전의 '곽정'은 많은 무협 작품들의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모든 '무협' 장르 전체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정신' 을 그려냈던 인물이다. 아무리 강한 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모든것을 다해 그것에 부딪히는 것이다. 일본 소년만화가 그려내는 '근성' 의 모태를 그려낸 인물이기도 하고, '열정' 을 가진 주인공의 모범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성장해나가며 정의를 깨달아 나가고, 거기에 '무공' 을 배우면서 육체적으로도 성장해 나간다. 

이렇게 심신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나가고, '성장' 의 메타포는 차츰차츰 강해져서 다음단계로 넘어가지는 무공의 등급, 그리고 그때마다 등장하는 강인한 적들이다. 주인공은 실전을 통해 자신이 익히고 있는 무공의 정수를 깨닫고, 많은 적들과 싸워가며 친구가 되기도 하고,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공' 을 사사로이 넘기면 훌륭한 무협작품이 될 수 없다.

무공 자체에도 확실한 특징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소림사' 의 무술은 첩첩 산중에서 승려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불공을 드리러오는 일반 행자들과 시주로 놓고가는 재물들을 지키기 위해 고안된 무술이다. 그리고, 세상 각지를 돌아다니며 불경을 전파하고, 역시 빈몸으로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음식을 얻어야 한다. 혈혈단신으로 중국 대륙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승려들은 불살不殺의 규율을 지키면서도 몸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 필요했다.

 그 뿐 아니라, 전쟁이 잦던 중국대륙에서 '소림사' 라는 장소를 지키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적들과 싸워 이겨야했기에, 날붙이를 이용한 전술보다 빈몸으로, 혹은 곤이나 봉을 이용해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이 발전했다.

 이처럼 무협지에 등장하는 무술들은 뚜렷한 인과관계를 가진 특징이 있어야 하고, 역사가 있어야했다.

그로인해 '무당파' '아미파' '개방' 등 실제 중국의 지명과 관계된 이름을 지닌 파들이 창조되었고, 그들이 역사속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 특징있는 무술들이 고안되었다.

 이러한 파와 무술들이 실제로 존재하건, 존재하지 않건 무협작품들에 등장하는 이러한 일파와 무공들은 그처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발전시켜오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부여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공' 과 '일파' 가 언제나 과거를 배경으로 등장해야하는 것만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무협소설은 모두가 일종의 '팩션' 인 것이다! 

'그 시대에 이런 무공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니,

'현실에 무공이 존재하면 어떨까?' 라는 이야기도 있을 법하다.

문제는 얼마나 뚜렷한 인과관계 속에서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는가? 일 터다.

그런 관점에서 무협 스토리의 대가인 '전극진' 작가의 '브레이커' 또한 대단히 현대적으로 잘 해석된 전통 무협인 것이다. 


아주 모범적이고 잘 만들어진 보편적인 이야기의 줄기가 굉장히 탄탄하고 흡입력있는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여기엔 박진환 작가의 유려한 작화 역시 크게 한 몫 하고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브레이커] 의 후속 작품이다.

다시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온 이시운. 하지만, 그와 그의 스승인 구문룡이 무림세계에 일으켰던 평지풍파는 그를 가만놔두지 않는다. 전작에서 일으켰던 사건들과 그로인한 은원들이 얽혀 시운이에게 몰려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운이는 단전이 파괴되어 더이상 무공을 쓸수 없는 상태. 그리고 그의 단단한 보호벽이자 듬직한 스승이었던 구문룡은 무림세계에서 잠적한지 오래. 정말 평범한 소년이 되어버린 시운을 무림인들이 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구문룡을 신처럼 받드는 사설조직 [S.U.C]가 존재하고 있다.

 무림인들은 현실세계에 간섭하지 않는것이 원칙이지만, 이 S.U.C 멤버들은 그런 규칙에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세를 떨치고 있다. 일반인들마저 무림인들의 만행에 고통당해서는 안된다. 구문룡을 받드는 S.U.C 그리고, 이들을 단속해야 할 무림연합. 그리고 연합 내의 일파들이 구문룡의 제자였던 이시운을 두고 오해와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과연 이시운은 어떻게 이 은원들을 풀어낼 것인가.

무공의 근원인 단전을 파괴당한 평범한 육체로 강인한 무림인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또, 어떤 기연을 만나게될까.

그야말로 무협물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있는 멋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브레이커] 보다 더 무협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가치관에 부합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공을 잃고 연약한 몸을 가지게 된 주인공이 '정신' 으로 주변 인물들을 압도해나가는 과정들이 너무나 잘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커NW] 는 [다음] 이라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고 있다.

기존에 웹툰에서 인기를 얻으면 단행본이 제작되던 것과 달리, 애초부터 단행본화를 염두에두고 제작된 작품이다. 잡지에 연재를 하고 연재분량이 모이면 단행본으로 엮여서 나왔던 것과 비슷하게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잡지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 역시 이 작품의 제목인 [NW] - 뉴 웨이브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으리라.

 한국의 출판만화는 시장자체가 일본만화에 거의 다 잠식당해 있지만, 대원, 서울문화사, 학산등과 같은 뿌리깊은 한국 만화 전문 출판사들로 인해 그럭저럭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만화잡지마저 줄줄이 폐간된 마당에 포털 사이트와의 연계로 인한 새로운 연재지면의 확보에 대한 시도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특히 [브레이커 NW] 는 그러한 여러 시도의 좋은 흐름들을 이끌어내고 있는데, 웹에서의 흑백만화가 출판만화와 만나 이뤄내는 시너지도 상당할 듯 하다. 확실히 종이만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확대로 인한 역동성은 확대가 가능한 큰 모니터를 통해 느낄 수 있고, 웹만화가 가지고 있는 저해상도의 단점을 출판만화로 인해 커버한다. 이 작품의 경우엔 철저히 단행본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라 출판에 특화되어있어서 만화의 퀄리티는 책으로 볼때 더욱 뚜렷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단행본으로 묶인 연재분량은 한권씩 묶어 2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함으로써 유료화에 대한 파장도 지혜롭게 넘기고 있다. 역시 만화산업에 특성화된 회사의 역량이라고 해야 할터다.

 

 한국 출판만화의 건승을 기원한다.

앞으로도 쭈욱!!! 이런 양질의 만화를 볼 수 있기를!!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23.04.26

댓글 1

  1. 대표사진

    아르뛰르

    작성일
    2012. 1. 30.

열혈명호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3.1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3.19
  2. 작성일
    2025.3.1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3.12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4.10.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10.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6.4
    좋아요
    댓글
    56
    작성일
    2025.6.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132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5
    좋아요
    댓글
    102
    작성일
    2025.6.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