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flowerseed
- 작성일
- 2023.10.13
정명혜 문학관
- 글쓴이
- 박선경 저
아무책방
#정명혜문학관 #박선경 #아무책방
이 책은 정명혜라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이다. 유명한 독립운동가에게 아무도 모르는 숨겨진 진실이 있었고, 후대에 그의 문학관을 만들며 그 비밀이 드러난다.
1부는 정명혜의 시점으로 그의 삶이 기술되고, 2부는 문학관을 만드는 회사의 직원인 '유림'이 어떻게 진실에 닿게 되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실제로 잘 알려진 여성 독립운동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이렇게 전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여성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있었는데 아직 발굴이 안된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는데, 끝까지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세찬 변화의 시대에 휩쓸린 파란만장한 인간의 이야기임을 알았다.
1부의 정명혜의 이야기가 기가 막혔다. 그저 글 쓰는 사람이고 싶었던 한 여성이 어떻게 시대의 한계와 가족이라는 족쇄에 묶이게 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여성이 사냥 당하는 짐승처럼 올가미에 걸려드는 모습도 소름끼쳤다. 그럼에도 정명혜는 굳세게 살았다. 정체성을 잃고 다른 옷을 갈아입었지만, 살려고 애썼다는 것만은 인정해줘야 한다.
2부의 문학관 이야기는 정명혜의 스핀오프나 언뜻 환생처럼 보이는 '유림'이라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는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데 능한 사람이지만, 그만큼 진짜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기도 했고, 정명혜의 비밀에 다다른다. 유림은 정명혜와 달리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고 스스로 자립을 완성한다는 면에서 성장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유림의 연인인 해진이나 유림이 일하는 '전시기획 달인', 정명혜의 허망을 먹고 사는 후손과 학자들 등 조연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해 다소 혼란스러웠다. 작가님이 유림에게 좀더 집중하셨다면 더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명혜가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되었어도 계속 시를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이 가장 좋은 작품을 쓰는 건 십대에서 이십대라고 하지만, 평생 시를 써온 시인들이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바라마지 않는 일이다.
오히려 친구인 희진은 정명혜 못지 않게 인생이 망가졌지만, 다시 자기만의 삶을 살고 회복되는 모습이 놀라웠다. 희진이 타고난 부를 가졌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게 중요한 자원이 되긴 했지만, 그의 말처럼 "디자인을 배우고 교수 임용을 받은 것은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룬 일"이니까.
삶이 망가지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불행도 꽤 자주 온다. 물론 그래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다만, 삶의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내 삶을 삐딱하게나마 고쳐 세워 여전히 살아가고 싶다.
*출판사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정명혜라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이다. 유명한 독립운동가에게 아무도 모르는 숨겨진 진실이 있었고, 후대에 그의 문학관을 만들며 그 비밀이 드러난다.
1부는 정명혜의 시점으로 그의 삶이 기술되고, 2부는 문학관을 만드는 회사의 직원인 '유림'이 어떻게 진실에 닿게 되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실제로 잘 알려진 여성 독립운동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이렇게 전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여성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있었는데 아직 발굴이 안된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는데, 끝까지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세찬 변화의 시대에 휩쓸린 파란만장한 인간의 이야기임을 알았다.
1부의 정명혜의 이야기가 기가 막혔다. 그저 글 쓰는 사람이고 싶었던 한 여성이 어떻게 시대의 한계와 가족이라는 족쇄에 묶이게 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여성이 사냥 당하는 짐승처럼 올가미에 걸려드는 모습도 소름끼쳤다. 그럼에도 정명혜는 굳세게 살았다. 정체성을 잃고 다른 옷을 갈아입었지만, 살려고 애썼다는 것만은 인정해줘야 한다.
2부의 문학관 이야기는 정명혜의 스핀오프나 언뜻 환생처럼 보이는 '유림'이라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는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데 능한 사람이지만, 그만큼 진짜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기도 했고, 정명혜의 비밀에 다다른다. 유림은 정명혜와 달리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고 스스로 자립을 완성한다는 면에서 성장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유림의 연인인 해진이나 유림이 일하는 '전시기획 달인', 정명혜의 허망을 먹고 사는 후손과 학자들 등 조연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해 다소 혼란스러웠다. 작가님이 유림에게 좀더 집중하셨다면 더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명혜가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되었어도 계속 시를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이 가장 좋은 작품을 쓰는 건 십대에서 이십대라고 하지만, 평생 시를 써온 시인들이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바라마지 않는 일이다.
오히려 친구인 희진은 정명혜 못지 않게 인생이 망가졌지만, 다시 자기만의 삶을 살고 회복되는 모습이 놀라웠다. 희진이 타고난 부를 가졌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게 중요한 자원이 되긴 했지만, 그의 말처럼 "디자인을 배우고 교수 임용을 받은 것은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룬 일"이니까.
삶이 망가지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불행도 꽤 자주 온다. 물론 그래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다만, 삶의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내 삶을 삐딱하게나마 고쳐 세워 여전히 살아가고 싶다.
*출판사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