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완료

송곳
- 작성일
- 2022.9.4
인터넷 화재를 예방하는 기업 마케팅 전략
- 글쓴이
- 지부 렌게 저
채문사
많은 기업의 광고나 유명인들의 영상이나 다른 매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나 내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이 종종 발생되곤 한다. 그런 일들을 들여다보면 실제 ‘요즘 시대에도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다. 시대착오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에게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한다. 이렇게 논란이 될 만 하다고 느끼는 사건도 있는가하면 어떤 때에는 맥락이 있었다면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 일이 사람들의 관심을 부추기는 제목으로 기사가 쓰여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느껴지거나, 어떤 사람의 핀잔 한 마디가 극도로 예민한 ‘프로불편러’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 또한 아주 중립적이라거나 가장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옳고 그르다고 단정짓기는 조심스러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사람들에게 막말이라고 느껴지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극히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그런 주제에 대한 적절한 정도의 민감성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성별, 나이, 직업, 문화, 인종, 성별 등등의 여러 가지 갈등이 있을 만한 주제가 많겠지만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젠더’이다. 젠더는 남녀의 생물학적 성차가 아닌 ‘사회적인 성차’를 의미한다.
인터넷과 미디어 매체의 ‘누구나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누구라도 볼 수 있다는 리스크’가 되었다는 책 중 코바야시의 말과 같이 지상파 외의 다양한 1인 미디어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지상파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채널 운영과 모험이 가능한 시대인 만큼 내가 보기를 의도치 않은 사람들의 눈에 띄어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을 주고 개인의 브랜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의 다양한 기업 광고의 예를 보여주며 부적절한 부분,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 광고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2018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책이라고는 해도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좀 더 남녀 성차에 대해 좀 더 구시대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할만큼 뜨악한 광고도 보였다.
이 책의 4장부터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나오는데 디즈니 영화의 공주들에 대한 분석이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에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공주들은 아름다운 외모가 강조되고 주체성이 없는 매우 수동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프린세스 영화에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가 있고 정해진 결혼보다는 연애의 중요성과 남녀가 서로 돕는 내용이 들어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는 알라딘, 포카혼타스, 뮬란, 공주와 개구리 등의 프린세스 영화가 있었는데 여주인공의 자립과 가족과 일을 중시하는 면이 강조되었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고 악역이 다양화 되었다고 한다. 2010년 이후의 작품에는 라푼젤, 메리다와 마법의 숲, 겨울왕국, 모아나와 전설의 바다 등이 있는데 연애보다도 가족애와 주인공의 자립적인 모험에 중심을 두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내게 디즈니 영화라고 하면 작화가 세밀하고 OST가 좋다는 점을 떠올렸지 겨울왕국 외에는 이러한 성역할 관점의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흥행과 앞선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는 디즈니가 이 업계의 선두주자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책 내용 중 칸 광고제의 ‘유리사자상’도 처음들어보는 상이었는데 성차별이나 편견을 깨뜨리기 위한 광고에 주어지는 상이라고 한다.
모든 일,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선두 기업이나 유명인의 경우 모든 사람이 어떤 한마디에 대해서 긍정하고 환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리스크에 대해서도 고려하고도 그 리스크를 감수할만한 것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프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존경받기 위해서는 큰 힘을 가지는 것 외에도 ‘무엇이 올바른가’에 관한 깊은 통찰에 근거한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게다가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표명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 p196 발췌
4년 전의 책이라고 하기에는 ESG 등 최근 기업관련 책에서도 화재가 되는 주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디즈니의 예시로 풀어가는 설명이 재미있었다. 이 책의 주된 주제는 ‘젠더’ 였지만 결국에는 젠더 이외의 주제라고 하더라도 어떤 주제에 관한 세상의 관점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기에 그런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자신의 창작물이나 광고에도 적절한 사회상을 반영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국가별로 터부시 되는 주제는 있지만 나라마다 그 정도가 확연히 다르기도 하므로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무대로 성장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옳은 것을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과 기업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의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사회적인 가치의 흐름과 나의 신념은 다른 점이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 역시도 프로불편러를 양성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흐름과 관점에서의 의식을 확장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느껴져서 좋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체험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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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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