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iya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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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백석을 떠올리게 한다. 시인도 의도했으리라.


 


시 해설을 얼핏 엿봤는데, '음식의 시학'이라고 한다.


 


안도현 시인의 '건진국수'가 백석의 '국수'를 능가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안도현 시인의 시도 좋다는 것이다.


 


시인의 이전의 시집은 좋은 시와 나쁜 시의 편차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집은 무척 고른 것 같다. 당연히, 개인적 생각이다.


 


민어회


      - 안도현


 


 집에서 멀리 나가 혼자 어둑하게 누워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당신은 나를 찾아 눈에 불을 켜고 밤 등대처럼 울지 모


르겠으나, 나는


 


 곧장 목포 유달산 밑으로 가서 영란횟집 계산대 앞에


민어 한 마리로 누워 있겠다 벗겨 손질한 껍질 옆에다 소


금 종지를 두고 내장을 냄비에 끓여 미나리도 반드시 몇


가닥 얹겠다


 


 혹여 전화하지 마라 올 테면 연분홍 살을 뜨는 칼처럼


오라 바다의 무릉도원에서 딴 복사꽃을 살의 갈피마다


켜켜이 끼워둘 것이니


 


 때로 살다가 저며내고 발라내야 할 것들 때문에 뼈는


아리지 그래도 오로지 뼈만이 폭풍 속에 화석을 새겨넣지


 


 그러므로 당신은 울지 마라 소주병처럼 속을 다 비워


낸 뒤에야 바닷가 언덕에 서서 호이호이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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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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