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부락

gabiyadaum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3.13
그때가 송이 딸 때였지 아마
아니지 그래 여름이 일러 송이를 일찍 딸 때였으니까
여느 때보단 일렀을 거야
섬 길 달리는 버스 뒤편에 앉은 쌍둥이 여인이 수년전
한 시점을 두고 말이 길다
그해가 우리 진숙이 년 국민핵교 들어가던 해였으니까
맞다 더워서 선상님이 학교엘 한 며칠 안 나왔으니께
그럼 딱 이맘때겄네
이 지리한 셈은 경사가 심한 잿길 위에서도 달망지다
두 여인네가 찾아헤매는 시간 즈음에 한참을 있다 가
고 싶어 내리는데 삼거리에서 따라 내리는 여인네 둘
두 여인의 뒤를 따라 다리를 지나고 뽕나무 길을 지나
한참을 걷는데 문득 힘이 빠지는 발목
한 여인은 작년에 남편을 어읜 상천이 어머니란다 오
늘이 제사란다
때를 합하느라 상처를 합하느라 무거워진 머리를 드니
하늘엔 다 다물지 못하고 벌어진 보름달인데
제사상 물리고 음복을 한 뒤에 상천이를 무릎에 앉혀
취한 듯 물든 듯 인연으로
첫날처럼 살고도 싶어지는 나는 초생의 마음이란다
- 써 보니 좋은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잠깐아 아주강하게 마음에 머물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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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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