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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7.31
내 마음만 몰라요
- 글쓴이
- 최은수 저
렛츠북(book)
언젠가 어른이 쓴 동시집을 읽으면서, 아이가 직접 쓴 '어린이시'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이 딱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일단 해당 시의 작자인 어린이가 직접 쓴 필체 그대로의 동시가 실려있다는 것이다. 아빠가 읽어주든 아니면 본인이 직접 읽든, 같은 동년배 아이의 글씨체를 본 아이는 훨씬 더 강력한 호기심을 갖고서 때론 '글씨를 잘 쎴네, 못 썻네, 맞춤법이 틀렸네, 맞았네, 띄어쓰기가 맞았네, 틀렸네'하면서 시 내용적인 부분보다고 눈으로 시각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한 평가를 들이면서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곤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시만 글씨로 적은 게 아니라 그 시의 내용에 부합하는 본인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또 그려놓고 있어서 정말 귀엽기가 그지 없다.
엄마 잃은 아기 여우가 울 때 내리는 여우비, 전어구이 같이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던 이제는 돌아가시고 없는 이모에 대한 그리움, 언제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나뭇잎처럼 엄마 마음에 남아있는 이모에 대한 애틋함, 내 머리에 내려와 앉은 벚꽃, 산책한 강아지에게도 나에게도 남아있는 벚꽃 향기 등등 초2 아들이 기억에 남는 시라고 콕 찝어준 시들이 모두 애잔하고 감성적이다.
아이들의 시선처럼, 아이들의 마음처럼 새롭고 신기하고 호기심어리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어른들의 시간도 조금은 천천히 흐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어린아이는 하루에 수백 번 하는데 어른들은 단 열 번 남짓 한다는 게 바로 '웃음'이라고 한다.
내게도 빛나는 어린시절이 있었다는 생각만 해도, 그냥 지금의 나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시선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다 읽었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맨 뒤에서부터 차근차근 잠자리 들기 전에 하루 5분씩이라도 다시 읽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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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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