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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1.1.30
위험한 법철학
- 글쓴이
- 스미요시 마사미 저
들녘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요즘들어 내 개인적인 화두는 바로 '능력도 세습된다'는 부분이다. 이 책도 관련 부분이 언급되어 있고, 꼬리물기 독서로 좋은 책이었다.
저자의 이 책 집필의도는 서문에 자세하게 안내되고 있다.
본래 철학이란 기존의 앎을 철저히 의심하고,
'존재하는 것'의 근거는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사고다.
우리가 자명하다고 여기는 상식을 다시 묻고, 확신을 따져 묻고,
진리의 탐구로 향해 간다.
법철학은 법률에 대해 그러한 사고를 들이댄다.
8쪽
그래서, 법철학은 이런 물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왜 법률만이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력을 가질 수 있는가. 강제력을 가진 법률을 성립시키고 존재시키는 것은 과연 무엇인다. 국회에서 제정되는 법률만이 법인가. 실정법보다 더 높은 차원의 법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저자 스스로 자신을 '악동의 법철학자'라고 분류하면서, 저자는 법률을 세계를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치부한다. 그래서 법률을 절대화하지 않고 철저히 상대화하면서 법률의 권위나 기존의 사회 상식에 의문을 품고 어깃장을 놓는 마음으로 비판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다.
일단, '법의 기원은 폭력이다'라는 부분만 잘 이해해도, '법의 상대성'이란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즉, 혁명이나 전쟁 등이 거대한 폭력이야말로 모든 법률을 만들어내는 근원이라는 점을 법철학은 결코 부인하지 않는다. 결국 현행법은 역사적인 투쟁의 결과로서, 즉 과거의 흔적으로서 제정이 되는 과정을 거친 후 현재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률은 또 다시 역으로 본질적으로 강도단과 크게 다를 게 없는 국가권력을 '올바른' 지배처럼 믿게 하는 수단으로서 작동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제3장 "고소득은 재능과 노력 덕분"은, 요즘의 내 화두와 맞닿는 내용이다. 현대의 빈부격차를 생각해보면 '능력있는 사람이 부자가 되고 능력없는 사람이 가난해진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생의 출발점부터 불공평한 상황에 대해, 그것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것이 '올바름', '실질적 정의'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저자는 '노직 vs 롤즈'의 의견 대립항으로 설명해나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교과서처럼 쓰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종적인 답을 제시하지 않아도, 다양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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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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