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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2.26
돼지의 복수
- 글쓴이
- 토스카 멘턴 글/엘리 헤이스 그림/최진영 역
토토북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돼지의 복수
글쓴이 토스카 멘터
그린이 엘리 헤이스
옮긴이 최진영
펴낸곳 토토북
펴낸날 2022년 2월 14일
얼마 전 국민MC가 진행하는 유@@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소와 말 등의 대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사 선생님이 출연한 것을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 등 작은 동물을 주로 진료하는 수의사에 비해 출퇴근 시간도 불규칙하고 대동물 특성상 출장 진료를 매일 나가야 하고 점점 대동문 분야에 지원하는 수의사의 숫자 또한 적어지고 있음에도 맡은 역할을 성실히, 사명을 가지고 “말 못 하는 소들의 마음을 최선을 다해 읽으려 노력한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진행자는 말미에 “선생님도 소고기를 드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잠시 딜레마에 빠진 듯 했으나 수의사 선생님은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소를 기르는 건 산업의 한 분야이고 복지와 보호, 관리를 하지만 결국 생이 다하기 전에는 고기나 우유로 먹기 때문에 서글픈 면이 있다”라고 딜레마적인 혼란한 질문에 중심을 잡아 세운 신념을 듣고 있자니 왠지 저 또한 가지고 있던 복잡한 양가감정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아동문학가 토스카 멘터 또한 이러한 딜레마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물론 책에서 다루는 것은 축산업과 식용, 이 불가분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과 서로 교감이 가능한 동물을 친구이자 식용으로 구분하는 것에 관한 에피소드로 출발을 하고 있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고 자신의 신념에 힘을 더하고 더하며 성장하고 지켜가는 소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위의 수의사 선생님처럼 균형 잡힌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갈지 어려운 주제를 작가만의 위트 넘치는 필력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생일을 앞둔 9살 소녀 베티에게 어느 날 찾아 온 외증조할아버지. 소세지를 만들러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나버렸다는 이야기만 얼핏 들었다는 베티의 엄마는 그간 생사조차 모르고 지내왔다고 합니다. 살던 집이 허리케인에 날아가 먼 미국에서 베티가 살고 있는 네덜란드까지 찾아왔다는 할아버지는 재치가 넘치고 재미있는 분이었습니다. 얼마 후 베티의 생일이 다가오자 선물로 새끼고양이를 기대했던 베티는 어떤 착오로 할아버지에게 새끼고양이 대신 새끼 돼지를 선물 받게 됩니다. 반려 돼지가 된 새끼돼지는 예상을 뒤엎고 다양한 매력으로 가족들을 사로잡고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돌보며 ‘토토’라는 이름도 지어 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증조할아버지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사실은 가족들 몰래 베티의 마을에서 열리는 올해의 소시지 100주년 기념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겸사겸사 이곳을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최고의 소세지를 만든 이에게는 황금왕관까지 수여가 된다고 하니 의미가 무척 큰 행사인 모양입니다. 채식주의자인 베티네 가족에겐 큰 흥미가 없는 일이었지만 사랑스런 토토가 어쩌면 소세지의 재료가 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소세지의 재료가 될지 모를 사랑하는 토토와 토토를 지키기 위한 여정이 펼쳐지며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지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관점과 시야가 달라집니다. 작가는 선한 품성을 가진 지혜로운 베티를 통해 삶에서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고 판단해야 하는지 등의 메시지를 개성넘치는 문장들로 독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한 단계, 한 단계 더 성장하며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싹을 피우는 아이들이 필독하면 좋을 책으로 추천합니다.
나쁜 사람은 모든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요.
- 본문 2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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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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