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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7.3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
- 글쓴이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저
갈라파고스

도시가 좋은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가끔은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에서 일주일 정도 지내다 오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다. 일주일 중에서 도시와 촌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아마도 도심에서의 지친 마음을 시골에서 치유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그럴 기회가 있다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면 단연코 좀머 씨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이다.
왜, 무엇 때문인지, 어딜 그렇게 걷는지 알 수 없는 좀머 씨는 늘 같은(?) 차림새로 길을 걷는다. 그리곤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이에게 자길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데 어렸을 때 읽었던 좀머 씨는 괴팍한 사람이다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자기 스타일대로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삶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소로의 이야기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라도 마치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꿈꾸는 삶을 실현시킨 인물처럼 여겨져서 나도 한번 해봤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인물인데 무소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으로의 것을 소유하며 자연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면 계절의 변화를 담아냈고 그 속에서 동식물에 대한 관찰기를 철학적 관조로 그려내고 있어서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소신없이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 삶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에 만나 본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는 그 유명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내면의 성찰을 이뤄낸 일기를 보여주는데 산책을 좋아했고 식물학자이기도 했던 그가 삶을 관조하는 방법, 그리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요즘처럼 복잡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단순함과 단조로운 삶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디톡스가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부제에 쓰인 '영원한 여름'이 흥미롭다. 겨울의 이야기, 특히나 왠지 더 혹독하게 느껴지는 자연의 겨울을 담아낸 이야기가 '영원한 여름'의 존재를 역설하고 있어서인데 일기에 담긴 시기는 1855년~1857년 사이의 이야기로 무려 170여 년 전의 자연을 관찰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 온 소로의 일기가 단조로움을 넘어 뭔가 식물 관찰기, 자연 관찰기인 동시에 잔잔한 인생의 지혜를 담아낸 책과도 맞물려 『월든』의 색다른 버전을 읽는 기분도 든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였고 이런 시간을 가졌기에 그는 자연 속에서 영감을 얻고 그 과정 속에서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도심에 익숙하고 또 그 이상으로 편해서 도심이 아닌 곳에서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나이지만 소로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인생의 안식년 같은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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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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