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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더
- 작성일
- 2012.10.10
파리 vs 뉴욕
- 글쓴이
- 바랑 뮈라티앙 저/최하나 역
새움

책의 표지를 벗겨 내면 이런 보라빛 하드커버가 등장한다. 표지에는 파리의 에펠탑과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등장한다. 두 건물은 각 도시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파리와 뉴욕... 그 이름만으로도 전세계 여행자들의 로망이 된 두 도시의 닮은 듯 하지만 다른 모습들을 105개의 주제어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보는 것과 같이 간략한 그림으로 표현된 파리 vs 뉴욕은 읽는 내내 흥미롭과 산뜻하다. 두 도시를 동시에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왼쪽은 파리이고 오른쪽은 뉴욕이다. 주제어는 왼쪽 페이지 하단에 적혀 있으며, 두 도시의 각기 다른 것들에 대한 설명과 표기는 각 페이지의 상단에 적혀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파리 vs 뉴욕은 커피 : expresso vs americano이다. 테라스에 앉아서 마신다는 에스프레소와 걸어가며 마신다는 아메리카노이다. 솔직히 파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뉴욕은 확실히 걸으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사람들을 제법 볼 수 있다. 영화와 미드에서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파리에 관련된 어느 영화를 봐도 커피를 들고 마시는 경우는 없는 듯 하다.

다양한 주제어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하는 비교가 나오기도 하는데 눈(雪)에 관련해서는 파리의 경우 눈이 5cm만 쌓여도 난리법석이며 뉴욕의 경우 주차 위반 딱지도 면제된단다. 또한 택시에서는 프레데릭 베이그베더의 소설 <혼수상태의 바캉스>를 인용하여 '뉴욕 택시는 노랑, 런던 택시는 검정, 그리고 파리 택시는 머저리'라는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인 테니스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파리와 뉴욕의 경우,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오픈과 US 오픈이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 오픈의 정식 명칭인 롤랑 가로스(Roland-Garros)는 붉은 벽돌을 갈아서 만든 클레이 코트이며, 뉴욕의 USTA 빌리진킹 국립 테니스 센터에서 열리는 US 오픈은 파란색 하드 코트 경기장이다.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테니스 코트인데도 붉은색 클레이 코트와 파란색 하드 코트 위에 그려진 모습이 묘한 대비를 느끼게 한다.

달리기. 7월 14일, 프랑스혁명 기념일에 열린다는 파리의 웨이터(garcons) 달리기 대회와 11월 첫 번째 일요일에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4대 마라톤 대회인 뉴욕 마라톤은 달리기라는 주제에 담긴 각기 다른 모습은 재미난 볼거리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7월 14일에 끌린다. 춥지도 않고 더 재밌어 보인다.

언뜻보면 건축물이 주제인듯 하지만 사실은 엔지니어다. 파리의 에펠탑이 설치되었을때 많은 예술가들이 반대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파리는 에펠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현재 만약 에펠탑을 제거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파리와 세계의 시민들이 반대의 탄원서를 내지 않을까?
프랑스 정부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 묘하게도 구스타브 에펠(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설계한 에펠탑의 설계자다.)이 내부 철골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미국의 상징물이 된 자유의 여신상을 프랑스의 상징이 된 에펠탑의 설계자와 같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105개의 주제어에 파리와 뉴욕의 문화, 예술, 사회 등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멋진 책이다. 다만 보시다시피 그림이 대부분이고 글은 거의 없다. 뭔가 설명을 원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아쉽게 느껴질 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리 vs 뉴욕이라는 두 도시의 대표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볼때 굳이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좀더 많은 비교와 대조가 있을듯 한데 오히려 빨리 끝나버린 듯해서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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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