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헌화가
- 작성일
- 2021.3.29
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 글쓴이
- 하영식 저
뜨인돌
난민은 누구인가. 국어사전은 전쟁이나 재난 따위로 곤경에 빠진 백성, 가난하여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난민은 전쟁, 기아, 재해 등으로 곤경에 빠진 이재민 또는 곤경을 피하여 원래의 거주지를 떠나 대피하는 피난민으로서 거처와 식량 등 구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법률상 난민(Refugee)은 조금 다르다. ‘출신 국가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다른 나라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UN난민협약과 우리나라 난민법은 ‘①인종, ②종교, ③국적, ④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⑤정치적 견해로 박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 받기를 원하지 않는 자’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이 큰 관심사로 떠오른 때는 2018년 5월이다. 예멘 난민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제주도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같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생활을 하다, 임금이나 생활수준 면에서 좀 더 나은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은 관광 편의를 위한 무비자정책을 이용해 들어왔다. 예멘인이 늘어나자 법무부는 무사증 입국 불허 국가 명단에 예멘을 포함시켰다. 이들의 난민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단지 한국에 있어도 좋다는 허락만 받고 취업을 보장받았다. 시민 사회는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양쪽 다 난민에 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 않았을까. 이 책은 국제분쟁 전문 기자 겸 난민 전문 작가가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곳의 난민을 살펴보고 있다.
난민캠프에 사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그곳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랍 국가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국적이나 시민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난민들은 태어난 나라에서도 계속 외국인으로 취급당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나 의료 혜택을 받을 기회도 없습니다. 나중에는 살고 있는 사회에서 경제활동까지 힘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캠프를 벗어나더라도 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난민캠프 안에서는 유엔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생존은 가능하기 때문에 참고 살아가게 됩니다. 물론 난민캠프에서의 삶이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 캠프에서 살고 있는 난민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91쪽)
작가는 중남미 카라반 난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난민, 유럽행 난민, 로힝야 난민, 예멘 난민을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난민은 그 누구도 스스로 난민이 되지 않았다. 전쟁과 경제 파탄으로 난민으로 내몰렸을 뿐이다. 어쩌다 난민이 된 것이다. 그러니 세계에 전쟁과 경제난, 각종 재난이 끊이지 않는 이때, 누구든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난민과 어우러져 사는 삶은 인류애의 시작이자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가는 길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 길을 가는 길에 놓인 꽃 한 송이 같은 사례.
경계가 삼엄한 미국과 멕시코 장벽을 가로지를 기다란 분홍색 물체가 보입니다. 철제 장벽 사이를 지나 한쪽은 미국 뉴멕시코주 선랜드파크에, 다른 한쪽은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에 넘어가 있는 긴 물체는 바로 시소입니다. 미국 사람이 시소에 앉자 반대편에 있던 멕시코 사람도 다가갑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시소를 타다 마침내 웃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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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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