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비롯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꾸준히 출간하는 북극곰 출판사에서 공룡을 소재로 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공룡은 긁지 않아]라는 책인데, 요즈음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인 공룡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이야기로 엮었으니 역시나 딸이 무척 반겨하더군요. 이전에도 공룡에 대한 책들을 읽었는데, 기존에는 일러스트 또는 만화로 그려졌다면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그림으로 공룡들을 표현함으로써 친근감마저 느껴지게 됩니다.

공룡에 대한 그림과 더불어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이 책의 이야기입니다.

[공룡은 긁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과연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쉽게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책의 첫부분에는 바위 아래에서 낮잠을 즐기는 거북이가 있는데, 그 바위에 "공룡은 긁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 아이와 공룡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거대한 몸체를 비롯하여 독특한 외형 또는 먹는 습성에 따라 공룡에 대한 설명을 해왔는데, 이 책에서는 공룡을 긁지 않는 존재로 정의하는 문구가 등장하니 아이와 함께 참 많이 고민을 하게 되는데, 공룡들이 덩치가 크니 스스로 자기 몸을 긁기 어려워서 저렇게 규칙을 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후 공룡들이 하나 둘 바위 근처에 모여들면서 "공룡은 긁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보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마침 공룡들이 다양한 이유로 몸이 가려워서 긁기 직전이었으니까요. 이로써 우리 부녀가 처음 문구를 보면서 고민한 내용이 틀렸음을 이내 알게 되었습니다. 공룡들은 대부분 자신의 몸을 긁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연상케 하는 보라색의 거대한 공룡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긁는 것이 가능했지만요.

밴드를 붙인 다리가 가려워서 긁으려는 트리케라톱스, 날다가 벌레에 물려 그곳을 긁으려는 프테로닥틸루스(익룡), 등이 가려워서 친구들에게 등을 긁어달라고 하는 브라키오사우루스, 심지어 무시무시한 티렉스마저 달려와서 등쪽에 난 뼈를 긁어달라고 외칩니다. 하지만 바위의 문구 때문에 막상 공룡들은 가려운 부위를 긁지 못하여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심지어 자신이 공룡이 아니라고 외치면서 그 가려운 부분을 긁으려는 움직임이 일자 한 공룡이 직접 "공룡은 긁지 않아"라고 외치면서몸소 실천을 통하여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나섭니다. 스웨터를 입고, 민들레 씨앗, 낙엽, 애벌레, 고양이 등과 같이 몸을 간지럽게 하는 것들과 접촉을 한 후에도 당당히 그것을 참는 모습을 직접 공룡 친구들에게 보여줍니다.

딸과 함께 읽다보니 공룡처럼 우리도 무엇이 가장 간지러운가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딸이 턱의 아래쪽에 간지러움을 무척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간지러움을 태우니 대번 자세가 흐트러지네요.

이로써 딸은 "공룡은 긁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보고 가려움을 참는 공룡이 대단하다고 몸으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공룡들은 그 가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가려움의 절정에 이른 공룡들의 재미있는 표정과 함께 우리는 과연 끝까지 그것을 참을 수 있는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공룡은 긁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보고 그것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공룡들이 참 순수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려움과 간지러움으로 몸이 달아 오른 공룡들이 과연 그런 신념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반전은 공룡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면서 동시에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줍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요?

이건 직접 책으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공룡은 긁지 않는다]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주제에 충실한 책입니다. 그림과 이야기는 물론 직접 가려움 또는 간지러움을 몸으로 느끼면서요.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은 아이는 물론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교훈을 이야기의 반전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공룡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아이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해주면서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할 교훈을 이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을 위한 책을 꾸준히 출간하는 출판사의 저력이 아닌가 싶네요.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