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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글쓴이
신민정 저
북로그컴퍼니
평균
별점9.3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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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참 신선하고 의미있는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실제 100일 동안 절에서 마음수련을 하면서 본인의 마음을 관찰하면서 써내려간 일기 같은 글이라 좋았다. 꾸밈없는 진짜 자기 이야기를 적어서 좋았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100일간의 마음 관찰기라는 부제답게 하루하루 써내려간 마음이야기였다. 단순 템플스테이라기에는 아주 긴 100일이었고 특별히 불교와 관련된 종교적인 이야기도 없이 매일매일 하루하루 마음을 이야기한다. 


책의 구성은 0일차 절에 들어가게 된 연유와 마지막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1일차 2일차 3일차….98일차 99일차 100일차의 글로 한챕터당 하루이야기를 길지 않게 담아냈다. 


저자 뿐만 아니라 누구든 현대사회에서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은 무수한 나날을 지내고 있을거라 ‘지금, 여기’에서의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 마음 다스리기를 위한 도움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대단한 수련자가 아닌 나와 별다를거 없는 보통 사람 저자의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뒤집히는 마음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어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초반부에서 점점 성장해나가는 드라마을 감상할 수 있고 결국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깨달음을 얻게 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나도 같이 성장하며 감동일 밀려오게 되는 글들이다. 


나만의 리듬과 나만의 보폭을 갖는 법, 지금의 내 모습을 긍정하고 아끼는 법,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찾는 법을 배우고 절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저자도 책의 서두에 밝힌다. “100일간 이 공간에 머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이 시간 동안 내가 배우고 느낀 것들, 내가 가졌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어 일자별로 기록했다. 다만 비슷한 생각과 감정이 이어지는 날들은 지면에서 일부 덜어내었다.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되어가는지,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주면 좋겠다.”


저자는 절에 들어가자마자 108배도 아닌 만배를 하게 되고 만배를 간신히 하고 나서는 경전을 108번 읽는다. 


경전에는‘묘법연화경’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성인조차 한 손으로 들기 힘들 정도로 묵직한 이 경전에 나는 단번에 압도되었다. 마음속에서는 약간의 의심과 염려가 스멀스멀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거 언제 다 읽지? 과연 읽는다고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내가 지금 절에 있지만, 만 배가 끝났으니 나가서 할 일을 준비하려 했는데….’

휴…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만 배만 끝나면, 하라는 절만 다 하면 예불 시간 외에는 자유로울 줄 알았다. 그런데 또 내 앞에 넘어야 할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니…. 내 입술 언저리에서 말이 길을 잃었다. 이 또한 받아들이기 위해 잠시 침묵의 시간이 필요했다.


48일차


이 지루하고 고된 행위를 왜 할까 싶지만 막상 시작하면 값진 보상이 찾아왔다. 절은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는 나를 만나게 하고, 쓰러진 나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는 최상의 행위다. 외부에 휩쓸리던 마음을, 바깥으로 쏠려 있던 시선을 오직 내 안으로 향하게 한다. 땀은 뚝뚝 흐르고 숨은 가쁘고 몸은 녹초가 되지만 정신만은 또렷하다. 깨끗하게 씻어내린 듯한 나를 만났을 때의 기쁨과 충만감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81일차

아직까지 행복에 대해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행복은 애써 무언가를 채워 넣은 능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많이 성취하고, 부를 얻고, 명예를 얻는 것도 큰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이것이 완전한 행복일 순 없었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 순간을 감상하는 능력, 현재를 살아가는 힘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지금 내 마음속에 움트고 있는 감정과 느낌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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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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