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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ome
- 작성일
- 2023.1.25
하얼빈
- 글쓴이
- 김훈 저
문학동네
하늘 아래 죽어 마땅한 자는 있을까. 안중근은 그렇다 여기고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구를 겨눴을 것이다. 그의 의거는 역사 교과서에는 짧게 서술되어 있다. 짧지만 길고 긴 여정이었으리라. 죽어 마땅하다고 여기는 것과, 실제로 죽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을 테니까.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기 위해, 사진을 통해 생김새를 익혔다. 안중근이 이토를 죽이겠다고 마음먹으며 꿈꿨을 미래에는, 의거 다음 해에 있었던 강제병합은 없었을 것이었다. 안중근의 의거가 강제병합이라는 미래를 바꾸지는 못했으므로, 역사는 안중근의 의거를 비교적 작은 불씨로 기록하게 되었다.
빈손으로 세상에 태어나, 민족의 운명이라는 큰 사명을 두 손 넘치도록 쥐고 떠나갔던 안중근. 그가 남긴 불씨는, 우리 민족의 어떤 불쏘시개로 옮겨 붙었을까. 114년이 지난 지금, 인간 안중근의 의거를 기억하는 소설 속에서, 우리는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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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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