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gnswi333
- 작성일
- 2021.7.19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 글쓴이
- 정상훈 저
웅진지식하우스
'어느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는 저자인 정상훈이 우울증을 계기로 국경없는의사회에 참여하게 되며 겪은 일들을 기록해놓은 것이다. 마치 일기처럼 당시의 상황과 느꼈던 기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서두만 봐도 우울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다. 한 때 그렇게 열정을 쏟아부었던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인간 관계는 엉망이 되며 왜 슬픈지도 모른 체, 눈물이 계속 흐른다. 부모로서 큰 기쁨이었을, 어린 자식의 존재도 그를 붙들어두지 못했다. 그는 살 이유를 찾기 위해, 또 죽음을 가까이 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에 뛰어들었다.
마음이 이렇게 암울한 순간에도 몸을 움직여 최선을 다해 살려고 한 그가 대단하면서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동시에 아무리 의사라지만 날것의 죽음이 있는 곳에 가는 게 우려스럽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하면서 그가 사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의료봉사를 위해 도착한 곳은 그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한국에서처럼 의료시설과 기술이 완비된 것도 아니었고 인원과 시간은 부족하기만 했다. 또 그가 사람을 살리려 최선을 다한 결과가 나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의사로서 베태랑이었지만 그 곳에서 그는 아직 새내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이 상황에서 아픈 그의 마음이 더 상처를 받진 않을까 걱정의 연속이었다.
당연하겠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만능단체가 아니다. 나는 TV에서 얼핏 본 것만으로 막연히 대단하다고만 느꼈지 그 내부가 어떤지는 관심도 없었고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 또 의료봉사를 위해 모인 의사들이 무슨 마음으로 그 곳에 오는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였다. '어느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를 통해 우울증이 무엇인지, 국경없는 의사회가 어떤 곳인지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책을 읽으면서 혹 같은 마음의 병을 앓게된다면 섣부른 응원보다는 이 책처럼 공감을 주는 것이 더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 주위에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이 잔잔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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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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