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삶의 지혜를 선사하는 인생 선배의 편지

타국에서 여행하는 수학자는 그곳에서 살았던 현인들의 지혜를 전달해준다. 지혜란 것이 삶을 사는 동안 터득하는 것이라 삶의 길이가 길면 그만큼 많이 축적되는데 여러 현인들의 시간을 더하면 그 합은 축적의 크기가 심히 작지 않을 테니 꽤 들어볼 만하다. 게다가 보통 사람들이 아닌 현인들의 사유를 들으니 그 얼마나 심오한 지혜가 많을텐가. 삶의 지혜를 바라보는 관점은 그들이 경험한 창을 통해 설계 되고 그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로 표현된다. 그들의 경험이 실재하는 것이니 그 창은 거짓이 아닐 테고 그렇게 쌓인 지혜는 어떤 관점에서 항상 참인 명제가 된다. 표현 방식은 그들이 가진 관심 분야에 따라 갈린다. 막스 플랑크는 수식으로 에든버러는 시로 알렉산드로 대왕은 전투의 전략으로 그들의 지혜를 표현한다. 비교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표현 방식인 수식을 저자는 풀어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설명해준다.

사실 일반인이 사용하는 언어로 표현된 의미를 축약해서 표현한 것이 수학적 표현 방법인데 이를 다시 언어로 표현해주는 작업은 이 책이 현인들의 뜻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셈이었다.

시인의 언어도 일상의 언어와 차이가 있기에 저자는 나름대로 훌륭한 해석을 가미해준다. 사실 저자가 해석한 흐름은 저자의 관점과 저자의 생각, 저자의 경험을 근거로 하고 있다. 수학적 수식이라 하더라도 그 수식을 적용하고 응용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다양하며 따라서 해석의 범주 역시 단일하지 않다. 따라서 시의 언어라고 하여 해석이 광범위하고 수식의 언어라고 해서 명확한 것은 아니다. 물론 수식의 언어는 정교한 수학/물리학적 정의의 합치로 인해서 도출된 결과물이긴 하지만 말이다. 시인의 언어를 해석하는 문학적 기법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저자는 아마 이 책의 컨셉을 자신이 거주했던 지역에 실존했던 현인의 지혜를 전달하리라고 마음먹었던 탓에 그 영역이 일정치 않았을 텐데 해석의 문학적 기법이 존재하는 시인의 언어보다는 다소 접하기 힘든 수학적 언어의 해석이 개인적으로 더 다가왔다.

수식에 대한 삶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본 해석은 비교적 독특한 영역이며 수식과 삶의 지혜를 모두 아울러야 가능한 영역이기에 수학자인 저자가 접근하기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혜라는 주제 하에 여러 언어의 현인을 빌려오기보다 좀 더 수식 위주의 해석을 해보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리고 수학적 해석에 대한 깊이를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듯 한 서술은 다소 아쉽다. 미적분의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고 각 기호가 지칭하는 바를 언급한 뒤 해당 수식을 삶의 관저에서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는 식의 풀이를 해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수학이나 물리학적으로 선수 지식이 필요한 내용들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넘기기보다 좀 더 보충적인 설명을 했다면 현인들의 남기 수식의 의미를 좀 더 잘 헤아릴 수 있지 않았을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