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모모

작성일: 2020.5.27

도서명 표기 — 망원동 브라더스
글쓴이
김호연 저
나무옆의자
평균
8.9 (105)
모모

사람 사는게 무슨 정답이 있나? 열심히 살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해뜰날이 오겠지 하면서 산다. 그러나 얼마나 이런 인생을 살까? 오늘 읽은 [망원동 브라더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아니 더 바닥이라고 할까? 기러기 아빠인 김창경(김부장), 옥타방에서 근근히 살고 있는 만화가 오영준(주인공), 고시 시험만 몇 차례 하는 삼척동자(알고보니 영준이 대학 동아리 후배), 그리고 만화가 스승이면서 인생에 도움을 주었던 50대 싸부.

영준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어느 날 전 편집장인 김부장이 갑자기 연락이 오고 자신의 옥탑방으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뭔가 쓰윽~하는 오싹함이!! 캐나다로 가족과 함께 떠났지만 김부장만 한국으로 오게 되고 갈 데 없어 결국 영준의 옥탑방에 머물게 된다. 혼자의 세상에서 군식구가 늘어났고 여기에 먹기 대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후배 삼척동자.알고보니 삼척동자는 부잣집 아들인데 나름 사정이 있어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 어쩌다 만나 옥탑방에 모인 사람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생계문제다. 주인인 슈퍼할아버지가 올라와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왠지 이 할아버지도 정이 가는 인물이다.

네 명의 인물은 어찌보면 인생 실패자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부를 수는 없다. 인생은 어느 날 나락 이었다가도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영준은 만화가 이지만 생계를 위해 학습만화를 하게 되지만 나중에서야 자신이 만들고 싶은 만화를 그리려고 한다. 또한, 김부장은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다단계에 빠지기도 하지만 요리실력이 탁월(?)해서 결국 작은 가게를 하게 된다. 물론, 싸부와 삼척동자에게도 새로운 길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길이 보이기까지 이들은 각자 고민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좁은 옥탑방에서 성인 네사람이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영준은 다른 곳으로 자신이 떠나려고 했지만 여기에서 새로 알게 된 선화를 통해 자신이 옥탑방을 애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짧은 기간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으니 당연하지 않을까? 사랑에도 실패도 해보고, 마음에 든 여인이 있었지만 자신은 그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 줄 수 없는 현실에 포기하고...그러나 영준은 낙담을 하지 않는다. 난 이런 영준이 좋았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좋았고 김부장이나 싸부나, 삼척동자를 아끼는 마음이 좋았다.

화려한 결말은 아니지만 다들 나름 인생의 쓴맛을 본 뒤 새롭게 출발하는 글에 뭉클해졌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손에 쥐는 것은 많지도 않고 쉽지도 않는데 꼭 모든 것을 쥐고 있어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니깐. 있는자와 비교하면 힘들겠지만 그래도 어찌하냐 한 번 사는 인생 멋지게 살아야 하지 않나? 찌질하고 웃기고, 연민을 느끼게 하는 4인방!!!

이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전 자신의 자취방에 모여든 성인 5명! 그것도 연령대가 다양했다고 하는데 이들이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얻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다른 일로 쓸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 시간동안 다듬어졌기에 [망원동 브라더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