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9. 목

1. 도서명: 밤을 걷는 밤

밤을 걷는 밤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저 위즈덤하우스 | 2021년 04월

2. 읽은 내용

기억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지켜낸 동네

<성북구 성북동>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까 말까 한 골목을

천천히 오르다가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달이 두개다.

하늘에 걸린 달 하나,

가로등에 달린 달 하나.

 

어둠 속에서도 낡고 오래되어 보이는 골목이

문득 애틋하고 애잔하게 느껴졌다.

좁다란 길이더라도 조금이라도 오르막이면

구르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쪽에 작은 계단을 전부 놓았기 때문이다.

계단이 아닌 시멘트 길에도 이랑들을 거칠게 지어놓았다.

이곳에서의 삶을 소중히 지는 것이다.

 

 

경사진 골목을 다 올라서니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제법 넓은 도로가 나오고

한양도성 성곽 아래로

북정마을도 계속 이어진다.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사람이 진짜로 살고 있기는 한지

인기척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큰 집들도,

조그만 목소리를 높이면 낮은 담장과 좁은 골목 너머로

이웃의 단잠을 방해할까 조심하게 되는 작은 집들도

모두 내려다보였다.

 

북정마을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바로 여기가 '성북동'일 것이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성북동을 지켜왔을까.

 

공간을 잃기 싫었던 것이 아니라

기억을 잃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

성북동의 진정한 터주로서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평화를 즐기던"

그 오래된 기억의 향기 말이다.

(200-203쪽)

두개의 달을 보면서 떠오른 소설이 있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나네..

이런...

골목길을 걸을 때면 난 어렸을적 기억이 떠올라 그리 반갑지는 않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보는 저 밤 풍경과, 달이 나를 꼭 안아 주는것 같다.

괜찮다고.... 힘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