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습관 _ 오늘 읽은 책

사랑님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11.13
2020.11.13. 금
어제는 하루 종일 힘든 연수를 받고 서울까지 다녀와서(경기도권이지만 서울가려면 기본 2시간이상 잡아야 한다...ㅋ) 넘 힘들었다. 그래서 어제는 독서도 못하고 쉬고.. 오늘도 힘들어 늦게 출근하려다 하루 연가를 내고 푹~~쉬었다.
평일에 하루종일 먹고 자고 뒹굴거니리 너무 행복했다. 근데...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왜 이제서야 드는거냐구..ㅠ.ㅠ
늦게 일어나 블로그도 돌아댕기고 댓글도 좀 쓰고 내 일상도 쓰다가 독서습관 캠페인을 어제도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시간에 책을 펴든다...
김이나 작사가의 [보통의 언어들]
P. 166-169
드세다. 나대다 사람을 주저앉히는 말에 대해
드세다는 말을 종종 듣던 때가 있었다. 어릴 적 나는 또래 여학생들에 비해 키도 컸고 덩치가 좋았다. 그 때문인지 초등학교 때는 어지간한 남자 학우 간의 문제를 정리하곤 했다.
'너는 여자애가 왜 그렇게 드세니?' 란 말을 들을 때의 미묘한 수치심이 생각났다. 드세다는 말을 어린 여자 아이를 단숨에 무기력화시킬수 있는 힘이 있었다.
걸크러쉬, 센언니. 모두 호감의 표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뿌리 깊게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남자, 여자에 대한 이미지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자는 부드럽고 온화하지 않은 정도만 되어도, 한국에선 쉽게 '쎈언니', '걸크러쉬' 호칭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여성의 기본값이 은연중에 책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드세다, 나대다는 말을 들어본적은 없다. '목소리 크다', '무슨 여자애가 목소리가~~' 뭐 이런 종류의 말은 많이도 들었다.
최근.. 아니 작년쯤부터 몇번을 들었지만 잘 참다가 폭발한게 있었다.
나의 걸음걸이가 약간 구부정하고 다리를 살짝 벌려 걷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뒤에서 보면 터덜터덜 걷는다고해야 할까? 내가 무슨 모델도 아니고... 음... 여태 40평생 넘게 이모양으로 걸었는데.. 나보고 이런 말을 했다. '좀 여성스럽게 걸으라'고 '조신하지 못하다'고 ... 참나... 속으로 남의 걸음걸이를 갖고 왜 뭐라 그러나 싶었지만 참았다. 그런데.. 가끔 사람들 있는데서 자꾸 내 걸음걸이를, 말투를 갖고 여성답지 못한 걸음과 조신하지 못하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는게 기분이 나빴다. 김이나 작사가가 표현한 것처럼 수치심이 올라왔다. 참다가 너무 화가나 잠시 따로 나좀 보자고 하고 그간 기분 나빴던 내 감정과 생각을 다다다~~~ 이야기 했다.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지금 쓰면서 생각하니 또 울컥하네... 나다운게 나인거지. 왜 여성스러움 안에 목소리, 걸음걸이등등 본인들의 기준으로 기본값을 매기고 나를 평가하냐고...
그런데... 더 웃기고, 더 참을 수 없고, 더 수치스러운 경험은... 그렇게 나 잘났다고 나에 대해, 걸음걸이에 대해 평가하는거 기분 나쁘다고 다다다 해놓고 나서, 그 이후에 나는 더 못난 모습이었다.
웃긴게 그 사람(상사임ㅋㅋ) 앞을 지나갈때면 나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세우고 걸음을 조신하게 걸으려고 하고 의식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발견한 순간이 지금 생각해도 수치스럽다.
허리구부정해도, 조신하지 못하다 해도 내 걸음걸이는 내꺼라구~~
'당신이 뭔대 나를 평가질해~~ 지는 머리도 **졌으면서..'
당신의 말투를 내가 남성답지 못하다 하면 그런말 하면 기분 좋겠냐고...
아.. 시원하다.
** 어제 너무 리얼할게 표현하여... 혹시나 머리숱이 적으신 분들께 불편감을 드렸을 것같아... 죄송한 마음 담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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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