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습관 _ 오늘 읽은 책

사랑님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11.25
2020.11.25. 수
공지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들'이 누군데?
P. 108-109
"아직도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계시나요?"
굉장히 예의가 바르셨던 분이라서 나는 좀 당황했다.
"그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그게 예쁘고 고급지고......"
내가 우물쭈물 대답하자 의사 선생님은 화를 더 내셨다.
"내 옷 내가 입는 데 객관이 어디 있어요?"
나는 그 후로도 오래도록 멍했다
"아, 그렇구나 언니."
H가 말했다.
"그 후로도 아주 오랫동안 가끔 그 옷들을 생각해. '나는 누구의 시선으로 살고 있느가? 나는 누구의 시각으로 나를 보고 남을 판단하는가?'하고."
"단순하고 무서운 이야기다."
H가 대답했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퀴즈를 내볼게. 나는 그 이후로 어찌 되었을까?"
내가 묻자 H가 웃었다.
"언니는 언니의 눈으로 사물을 보시잖아요. 이제 누구보다도."
H의 단호한 대답에 내가 웃었다.
그 '남들'이 누군데... 정말 시원하다. 작가님과 후배의 이야기... 속시원한 사이다 한사발 드링킹 한 느낌..
우리는, 나는 참 '남들'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다.
더 웃긴건 이렇게 남들의 시선을 잘 잡아채서 뭔가 분위기를 만들어가거나, 대화를 이끌거나, 내 태도를 정하거나, 움직일때, 그런 능력을 보통은 눈치있다, 센스있다, 사회 생활 좀 하겠는데... 라는 말로 칭찬을 해댄다.
남들의 생각과 눈에 맞춰서 튀지 않게 사는게 현명한 것이라 배워왔고 가르침을 당해 왔던것 같다.
아~~ 써놓고 보니 정말 그래왔던것 같다. 남들 시선, 눈치 안보고 할말 하고, 자기 할일 하는 사람을 보통(?) 직장에서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현실이지...
한동안 유행했던 "눈치챙겨~~" 라는 말이 생각나며 슬퍼지네.
나도 남들의 시선을, 평가를 예민하게 생각했더랬지.. 지금은 쫌 할말 하긴 하지만...
남들이 평가하는 내가 더 중요했던 때는 뭔가 더 자신감이 없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칭찬을 받아도 쑥스럽고 아니라고 부정하고 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쫌 자랐나부다...
칭찬도 막 혼자 하고, 할말도 하고..내 쪼대로 사는 ~~
내 쪼대로 그리고 나혼자 만족해서 막 자랑하고 싶어 오늘 읽은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자랑질~~
모과 하나 집으로 갖고와 내 방에 놓으려는데 고정해놓을게 필요해 종이컵 잘라 올려놓으니 만족~~
흰 종이컵이 심심하니 그림이나 그려볼까? 하던 차에
모과 줍고 오면서 만난 새끼 고양이가 생각나서 오늘 받은 고양이 컵에 있는 고양이 보고 따라 그린 그림.. 나름 모과 나무는 창작(?)인데... 만족.
아~~ 칭찬해~~
더 재밌는건 오늘 읽은 부분에 있던 사진도 모과열매들 모아놓은 사진이다.
와... 나랑 컨셉이 똑같아. 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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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