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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님
- 작성일
- 2023.11.1
하루사용설명서
- 글쓴이
- 김홍신 저
해냄

출판사: 해냄
제품 사용서를 읽으시는지요?
물건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가전제품중에 처음 사는 물건이나 조립해서 사용해야 하는 가구등을 구입했을때는 꼼꼼하게 설명서를 읽습니다. 빠진 부속은 없는지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손상된 부분은 없는지... 아니면 환불이나 교환을 받아 할 정도는 아닌지 하고... 제품도 사용설명서도 꼼꼼하게 확인 합니다. 그리고 설명서는 가능한 보관해 둡니다.
요즘같은 시대엔 각종 설명서들도 생략되지만(홈페이지나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저는 사용설명서는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제품을 폐기하거나 할때 같이 정리하곤 하죠.
물건을 사용하다 오작동하는 경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를때 설명서를 찾습니다. 아... 저는 아직 아날로그가 편해서요. 보통의 많은 분들은 바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질문을 하고 여러 사용자들이 올려놓은 답글이나 실제 후기들을 보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요.
인생 설명서도 그래서 필요한건 아닌가 할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인생의 교훈, 삶의 지혜가 가득한 책입니다. 이런 류의 책은 잘 읽히지 않는것도(손이 가지 않는건 저만 그런걸까요?) 사실입니다.
제가 좀더 젊은 나이 였다면 치기어린 생각과 행동이 가득했던 2-30대 였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었을겁니다. 부끄럽지만.. 네 그렇습니다.
요즘 들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인생이 무엇인지,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살고 싶은데 잘 사는건 도대체 어떤 의미이고 어떤 모습일까? 하는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부터 남이 들려주는 인생의 이야기, 삶의 지혜, 삶의 철학을 담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고 읽게 되는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하지만 마음 한구석 공허하고 헛살아온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가는 요즘이라서 저는 이런 인생의 교훈이 가득한 책에서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는 문장속에서 제 모습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다시금 재정비하는 마음으로 다잡아 가고 있는듯 합니다.
그래서 [하루 사용 설명서]라는 책 제목이 찰떡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365일 매일 잘 살고, 건강하고, 기쁘고, 의미있게, 이웃을 돌보고, 착하게 살아가려고 한다면 아마 지쳐 쓰러져 죽을지도 모르고 미쳐버릴수도 있을듯 합니다.
하루 하루의 삶이 버겁고, 거지같고, 더딘것 같고, 무의미 하고, 죽을것 같아도 숨쉴 구멍이 있기에 그래도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숨 구멍을 통해 기쁨도, 행복도, 즐거움도, 희망도, 사랑도 내 안에 들어오기에 내 몸은 숨을 쉬고 나 자신과 또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건 아닐까 합니다.
내 행복은 결국 내안에서 찾아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 사용 설명서]의 글을 통해(나보다 좀더 많이 세상을 경험한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지혜를 긷는 마음으로) 그 행복도 찾을수 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읽는 것도 좋고, 마음이 복잡하고 소란스러울때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추억책방 님이 책나눔을 통해 보내주셨던 책이에요(언제 주신거였지? 2021.10.29에 받았네요 ㅠ.ㅠ)
추억책방님~~ 감사합니다. https://blog.yes24.com/document/15319629
책 나눔 해주셨던 포스팅도 오랫만에 다시 찾아봤네요.
읽다 말다 하고 덮어뒀던 책을 다시 꺼내 올해 매일 읽기를 하려고 시작했던 터라... 이제서야 읽고 리뷰 쓰고 감사의 인사 전해봅니다. 좋은 책 나눔 감사했습니다. 추억책방님~~
책속의 문장~~
1월 3일
마음이 넘어지면
빙판길에서, 또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본 사람들은 안다. 아픈 건 둘째고 누가 볼까 봐 재빠르게 일어나게 된다는 것을. 사람이 살다 보면 넘어질수도 있고 자빠질 수도 있다. 크게 부끄러울건 아닌데도 남의 시선 때문에 후다닥 일어나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잘못했거나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 내 생각에 걸려 넘어진 것에 대해선 벌떡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원망할 거리를 찾는다. 몸이 넘어진 것은 누가 볼까 봐 재빠르게 일어나면서도 마음이 넘어지면 보는 사람이 없는 탓에 얼른 일어나지 않는다. 몸이 넘어지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마음이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음이라는 것은 걸핏하면 넘어지고 자빠지고 주저앉는 변덕스러운 특질이 있다. 때문에 잘 달래서 일어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13쪽).
1월 28일
들여다보고 청소한다
햇살이 방안으로 들어오면 비로소 방 안에 먼지가 참 많다는 걸 알게 된다. 보통 때는 보이지 않아 깨끗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저 많은 먼지를 마시고 살았을까 싶다. (...) 샘을 청소할 때는 바가지로 계속 물을 퍼내기만 하면 안된다. 마구 휘저어서 바닥의 흙을 일으켜 구석구석에 가라앉은 미세한 오물들을 걷어내야 비로서 맑은 샘이 된다.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을 살펴보는 게 마음공부요, 마음을 청소하는 건 사랑이고 용서다.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할 때, 바로 그때가 마음 청소를 할때이다(39쪽).
4월 12일
마음이 맞닿아야 인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다. 옷깃은 가슴과 가슴 사이, 바로 흉간에 있다. 그러니까 옷깃이 스치려면 서로 끌어안아야 한다. 지나가다가 그냥 스치는 걸 인연이라고 한 게 아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야 한다는 말의 진정한 뜻은 마음과 마음이 맞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몸이 맞닿는 게 아니라 마음이 맞닿아야 그게 인연이라는 것이다. 마음은 멀리 있어도 맞닿을 수 있고 오래 떨어져있어도 맞닿을 수 있다. 상대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인연을 곱게 가꾸는 비결이다(123쪽).
6월 12일
대화할 때 조심할 것들
영국 리버풀대학의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공장소에서 대화하는 시간의 65퍼센트는 사람에 관련된 이야깃거리에 할애된다”라고 했다. 예부터 ‘시간죽이기’에 최고는 ‘남의 말하기’라고 했다. 내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이 분위기를 이끌고 남을 잘 이해한다는 것도 정설이다. 내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 자랑’과 ‘남을 은근히 깔보기’, ‘인맥 자랑’이다. 잘난 사람은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아도 남이 알아준다. 남을 은근히 깔보는 사람은 자기가 잘나지 못한 걸 방어하는 얕은 수이고, 인맥이 좋다는 걸 강조하는 것은 스스로의 힘이 나약하기에 이런 저런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할 때 최고의 기술은 남을 헤아리는 따뜻한 마음씨를 갖는 것이다(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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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