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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님
- 작성일
- 2023.12.8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글쓴이
- 김선영 저
좋은습관연구소
책제목 :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지은이 : 김선영 저
읽은날 : 2023.11.24~ 2023.12.7
열심히 따라 썼다.
근데 내 글은 왜 안 좋아졌을까?
하는 생각에 대한 답을 이책 [[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에서 찾을수 있었다.
'글 쓰는 사람은 맷집을 키워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마다 경험과 가치관이 다르니 내가 쓴 글을 모두가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공들여 쓴 글이라도 때로는 비판받을 수 있다. 글은 글일 뿐 내가 아니다. 하지만 '별로네, 재미없네' 평가를 받으면 속이 쓰리다. 심지어 가슴이 찢어질듯 아플 때도 있다. 그러다 상처가 너무 깊으면 다시 쓸 기력조차 잃는다. (269쪽, 에필로그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글쓰기> 중에서~~
글 쓰는 일로 먹고살기까지 많이도 맞았다라고 고백하는 작가의 에필로그 글을 읽으며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 하는 마음이 조금은 느껴졌다.
글 쓰는 일만이 아니라 각자가 일하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내 일에 대한 평가를 받거나(프로젝트 결과에 대에 저평가를 받거나) 비난을 받는다는건 아마 내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 내지는 내 존재를 부정당하는 고통 아닐까 한다.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 그 보다 더 많이 이런 경험들을 해 봤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서평단 모집에서 보고 너무 읽고 싶어 오랫만에 서평단 신청을 했다가 똑 떨어졌던 책이다. 그런 아쉬운 마음(서운한 마음이 더 정확할듯 내가 그동안 서평단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말이야 하면서...)을 달래주는 모나리자님의 연락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예스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이웃님들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나고 블로그에 리뷰도 쓰면서 독서 생활을 해왔지만 글을 더 잘쓰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 내지는 욕심은(?) 그다지 없었다. 예스 블로그에 도서 리뷰를 읽다보면 정말 책을 구입해서 읽고 싶을 만큼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나는 나의 부족함을 익히 아는 처지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욕심일 뿐이라 생각했었다.
그저 책 읽는게 좋고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 정도, 좋은 문장을 남겨 놓는 정도에서 썼던 리뷰라는 행위가 어느 순간 독서보다 우선이 되는, 그래서 순수하게 책을 읽는 행위와 책을 통해 내 생각들을 정리하고 사유의 폭을 확장해 나가는 그런 소중한 경험들이 퇴색되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었었다(어찌보면 리뷰를 쓰고 싶지 않은 핑계였을지도 ㅋㅋㅋ)
독서 후 독서 감상과 좋은 문장을 써내려간 독서 노트 내지는 리뷰였던 나의 글을 다시한번 펼쳐서 읽어보면 책 읽었을때의 감동, 생각들이 오롯하게 글로 표현되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 리뷰가 누군가에게 평가되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 리뷰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내 리뷰를 읽고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싶어서, 궁금해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어 블로그의 리뷰 올리는 것을 멈추게 되었던 것 같다.
나는 그동안 필사를 참 많이 해왔다. 작가님 처럼 매일 열심히 필사를 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나 나는 꾸준함은 부족하다.
그러나 나의 필사는 목적내지는 목표없이 그냥 쓰는 행위만 있었던것 같다. 그렇기에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의 제목과 같은 기적(?)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은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잘 정리해서 간략하게 쓰면서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제 삼자가 아닌 내가 읽어고 그렇게 읽혀지길 원했던) 싶은 생각이 있었다. 어렵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있지만 연습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는것 같다.
따라 쓰면서(필사를 하면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던 내게) 다채로운 글쓰기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글을 꾸준히 쓰는데 필요한 습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2장은 훌륭한 문장에 담긴 표현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3장은 글쓰기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안내한다.
저자가 4년 동안 필사했던 1,400여개의 글귀 중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을 골라 30개로 추렸으며 '이런 기준으로도 필사 문장을 꼽는구나'이해하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가 뽑아 놓은 문장이 담긴 책들중 나도 읽었던 책이 있었다. 반가웠다. 그런데 내가 뽑아 놓은 문장과 같은 것은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은 각 개인의 상황과 그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 다를테지만, 또 감동을 주는 문장은 어느 사람이건, 어느 시대이건 변하지 않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건 2장의 기술들이었다. 나 같으면 그냥 읽고 지나쳤을 문장이었는데 묘사를 잘하는, 운율을 살려낸, 반전을 주는, 보이지 않은 것을 통찰하는, 틀에서 벗어난 글쓰기의 문장임을 설명해주고 있다.
언제든 다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절박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장벽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록 막은 시기부터 나는 지난날의 여행법을 조금씩 후회하고 있다. 좀 더 살피고, 좀 더 걷고, 좀 더 말 걸고, 좀 더 마음 쓸걸, 하는 마음이 들었다. - 윤성용, [[인생의 계절, 49쪽]]
(166쪽)
저자가 소개한 문장이 담긴 책을 내가 읽었다면 나는 이 문장에서 좀더 살피고, 걷고, 마음쓰지 못했던 작가의 그 마음 상태에만 감정 이입을 했을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문장을 통해 윤성용 작가가 리듬감을 살려 쓰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운율을 살려 쓰기, 리듬감을 살려 쓰는 문장은 읽히기 쉽고, 잘 읽히는 글은 계속 읽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진짜 그렇네 하면서 나는 이 문장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목욕할 때에 생겨나는 비누 거품과 땀과 때, 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을 보면, 너는 역겨워 하지만, 인생의 모든 부분과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158쪽]]
(214쪽)
오늘의 필사 문장을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땀과 때, 비누 거품, 기름기가 있는 물로 요약했다. 인생의 본질을 꿰뚫어 봤다. 자연을 거부하고 허위로 얼룩진 인간사를 비판했다. 마치 개안수술을 마치고 얼굴에서 붕대를 벗겨 내듯 숨어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했다 (219쪽).
눈에 보이는 것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 너머의 것,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한 사유가 담겨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문장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무언가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고차원적인 것이라 설명해주고 있다.
숨 쉬듯 책을 읽고 밥 먹듯 글을 쓰며, 당연한 것에 의심을 품는 자만이 얻게 되는 보상이 바로 이런 고차원적인 능력의 글쓰기라 말하고 있다.
아.. 그래서 나는 이런 글쓰기 내지는 고차원적인 사유는 어려운것이구나 싶었다.
나는 눈에 보이는것만 묘사하는 것(글쓰기)도 어려운 사람인데 보이지 않는 너머의 통찰을 쉽게 읽히고 눈에 그려질듯 글을 쓰는 것은 더 더욱 어려운것이란걸...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내가 읽는 책들을 통해서 깊이 있는 사유와 마음에 울렸던 감동들을 표현해내는 글쓰기 부터 시작하고 싶다.
그러면서 나는 또한번 내가 뽑아낸 나만의 문장을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도 글쓰기 공부가 될 수 있을것 같다.
내가 뽑아낸 문장의 공통점을 찾아보면서 저자가 다채로운 글쓰기 방법의 기술들에서 알려준 그런 문장들을 내가 알아 채고 뽑아낸 문장이 있는지 찾아본다면 나의 부족함을 알아 낼수 있을것 같다.
<본 리뷰는 좋은습관연구소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덧, 나가며...
나의 독서 노트이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맘에 닿았던 문장에 플래그를 붙여 표시해두고, 독서가 끝나고 나면 다시한번 읽으면서 독서노트에 문장을 옮겨 적는다. 그리고 짧은 감상문을 적는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리뷰를 썼었다. 요즘은 모든 책의 리뷰를 블로그에 작성하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필사 책을 사서 책 한권 전체를 필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필사만 한 책은 책의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 맘에 닿은 문장을 뽑아 놓지도 못한다. 오롯하게 책을 쓰는 행위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간 글씨 쓰기 연습만 한 걸지도 ㅠ.ㅠ
예쁜 노트와 펜(주로 중성펜을 좋아한다)과 만년필은 필사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이 또한 필사의 고유한 목적을 잃고 나는 펜과 노트를 구매하는데만 집중한다. 그간 글씨 쓰는 연습만 한 것이 확실한듯...
좋은 문장은 독서 노트 뿐만 아니라 엽서 종이나 캘리 종이에 적어본다. 못 쓰는 글씨지만... 마음을 담은 글은 때론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한다. 온전하게 책을 다 읽고 마음에 닿은 문장을 골라 내서 적은 나의 감동과 뽑아진 문장만 읽을때의 감동은 다르겠지만....
좋은 문장, 좋은 글을 통하게 되어 있지 않는가?
이렇게 간략하고 확실한 문장, 표현을 좋아하는것 같다. 나는...
보통은 책을 읽으면서는 플래그로 붙여 표시만 하고 독서가 끝나고 나야 노트에 옮겨 적는데... 이렇게 짧은데 뭔가 나의 머리를 가슴을 건드리는 문장은 메모지에 바로 적으면서 다시 한번 읽고 내가 왜 이 문장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생각해보고 음미하게 된다.
노안이 왔다. 몇년전부터... 그런데 올해 들어 노안이 더 심해져서 글씨 쓰는게 힘들어 졌다.
책을 읽고 노트에다 문장을 적던 나의 루틴이 깨지기 시작했다. 책과 노트사이에서 고개를 욺직이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글씨쓰는것이 더디게 되고 글씨가 자꾸 틀리니 수정액(화이트)을 쓰는 일이 많아진다.
그래서 요즘은(솔직히) 아니 올해들어서 독서노트에 손글씨 보다는 문장을 워드에 작성해서 프린트를 하고 노트에 붙여놓는다. 감상만 간략하게 쓰는 것으로 독서를 마무리 한다.
나의 필사의 과정들을 정리해봤다. 내가 뽑은 문장들의 공통점 찾기를 해봐야겠다. 이건 시간이 좀 걸릴 작업이니까...
이렇게 나름.. 열심히 읽고 따라 쓰고 글도 쓰고 있지만 내 글쓰기의 패턴이 똑같고 좋아지지 않는건 역시나 연습이 부족한 것일수도 있고, 문학적 감수성, 어휘력도 부족하고 다양한 글쓰기 기법들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부족한 것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읽고 쓸 것이다. 잘 쓰고 싶은 마음으로 욕심 부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과 생각들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가볼 것이다.
언젠가...10년 후 쯤 내가 이 블로그를 다시 찾아 이 글을 읽었을때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 라고 느껴지지만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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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