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휘연
- 작성일
- 2021.2.1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 글쓴이
- 류한빈 저
동양북스(동양books)
“여러분~ 저녁 루틴을 잘 짜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시죠? 우리가 잘 살려면 저녁 루틴을 잘 짜야 하는 거죠. 저녁 루틴을 잘 짜면 하루를 잘 보내고 잘 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 저녁 루틴 잘 짜세요^^”와 같은 극혐의 패턴의 글을 쓰는 블로그 느낌의 자기개발서가 있다. 사실 이 책도 그럴까봐 좀 걱정했는데(유튜브를 몰랐음), 와, 구석 구석이 다 깨알 같다. 정말 내용 자체가 알찬 것도 좋지만, 내가 원하는 내용이 다 들어가 있었다. 자신의 시간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플래너 쓰는 것에 고민한다면, 하루 일과 정리에 고민한다면,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이런 편견이… 저자 이름 보고 남자 인줄 알았다가, 미래 남편에 대한 이야기에 읭 여자분이시네?! 하면서 유튜브 보고 그 분위기에 반했다. 궁금하다면 유튜브로 먼저 만나도 아주 좋을 듯 하다.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다. 퇴근한 뒤 어떤 삶을 사는지 돌아보고, 좀 더 나머지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나는 직장인이 아니고, 애를 봐야 하는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지라 책의 효용성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과연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모든 책이 그렇듯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해석해서 활용할 수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은? 무척 유용했다. 단순히 저녁 시간을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 내가 좋아하는 일로 시간을 빼곡히 채우는 것은 에너지를 갉아먹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5)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것,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한 내 모습을 보는 것은 나를 더 활기차게 만든다. (26)
특히 자신이 해야 하는 일 말고도 다른 일을 하는 것에 겁 내는 사람이 많다. 여분의 에너지와 시간을 쓰기를 꺼려한다. 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일. 해야하는 일만 급급해 내가 원하고 동해서 하는 일들은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점과 나 자신에 대한 고찰, 자존감까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부담없이 다양한 일을 시도하기. 가만히 앉아 자신의 다람쥐 챗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코 얻을 수 없는 부분들이다.
- 내가 원하는 자존감은 행동하고 성취하는 경험이 동반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55)
- 자기 암시는 행동과 결합되어야 효과가 있다. 그게 아무리 작은 행동이라도. (183)
흔한 자기개발서의 자기암시나 긍정확언에 몹시 회의적인 나는 저자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아무것도 안 하지 않고 널부러진 채로 그런 말을 하고만 있는 건 쓸모가 없다. 그런 말들이 정말 내게 와 박히게 하려면 그에 걸맞는 작은 실천, 혹은 성취가 더해져야 한다. 그런 말을 아무리 들어도 정작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더 심한 자기비하만 생길 뿐이다. 그러니 저자가 이야기 하는 아주 작은, 저자는 이걸로 되겠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게 시작하고 성취감을 느끼라고 하는데, 이에 무척 동의한다.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나에게 쌓일 테고, 긍정 확언이 더 빛을 발하리라.
- 평소에 정말 사소한 일을 시도해서 성공하는 경험을 반복하면 ‘나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패턴이 생긴다. 성공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169)
책 전체가 모두 유용했지만, 나는 크게 두 가지가 와닿았다. 첫번째는 언제나 시간이 없다고 하는 나 자신. 왜 항상 시간이 없을까? 무작정 하고 싶은 일을 벌리기만 하고 시간 통제를 전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왜 늘 시간이 없을까? 첫째, 시간을 그냥 흘러가게 놔두기 때문이다. (115) (중략) 24시간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들이면 남들보다 두 배 긴 하루를 살 수 있다. / 시간이 없는 두 번째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116)
-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 일을 마치기로 목표한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지 반복해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117)
- 어느 시간대에 집중이 잘 되는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종류의 일을 할 때 효율이 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즉각적인 반성도 가능하고, 하루를 마치면서 오늘 하루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피드백 할 수 있다. 이렇게 새는 시간을 확인하고 나면 새로운 일을 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 (121)
데일리 리포트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나는 바인더를 쓰면서 하루 시간을 알차게 잘 구성하고 계획해서 흘려 보내는 시간 없이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 감정에 몹시 좌지우지 되어 제대로 안 되기도 하고, 아이가 있으면 바인더를 쓰는 일 자체가 무용하다. 저자의 책을 읽고 나니 그러면서도 정작 내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는 전혀 점검하지 않았다. 막연히 하루 일기를 쓰면서 ‘오늘도 별로 한 게 없네’라며 우울해 했을 뿐. 내가 하고자 계획했던 일을 하는 동안 시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뽀모도로 시간법은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는데 저자의 책을 보고 적극 활용 중이다.
정말 나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집중력이 발휘되는 시간대에 관한 정리이다. 해야 할 일이 쌓여 있으면 하루 일정에 마구잡이로 끼워넣었다. 무조건 이거 하고 이거 하고 나서 이거까지 해야지. 하지만 나 자신을 얼마나 몰랐던가. 내가 어느 시간대에 어떤 일에 얼만큼의 집중력을 쓰는지를 전혀 몰랐다. 아니,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조차 못해봤다. 저자의 책을 읽고 돌아보니 내 패턴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날렸던가! 정말 유용하고 도움이 되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잘 적용해서 지내고 있다. 어후. 이러니 내가 이 책을 칭찬하지 않고,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가지 더! 책을 읽고 한 가지만 바뀌어도 성공했다고 하는 데 나는 전체적인 시간에 대한 생각부터 내 생활 전반적인 태도가 바뀌었다.
- 아침 시간을 하루의 분위기와 내 태도를 결정짓는 시간대라고 생각한다. (193)
바인더를 쓰면서 불편한 것이 아침에 일어나서 쓰느냐, 혹은 미리 쓰고 자느냐이다. 양쪽이 장단점이 있어서 되는 대로 쓰곤 했다. 저자는 투드리스트는 그 전날 밤에 써놓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부분들을 채우라고 했다. 와!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런 현명한 방법이라니. 일단 해야 할 일들 목록만 작성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뭘 해야 하는지 기억하려고 신경 쓰지 않고 적당히 배치만 하면 되는 거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내 기분과 상황에 따라 그 날을 어떻게 보낼지 다짐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고. 와, 작가님 천재. 적극 활용 중이다. 내 바인더에는 다짐을 쓸만한 부분이 없어서 가장 중요하게 처리해야 하는 칸에다 쓰고 있다. 내가 오늘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낼지가 가장 중요한 거 맞지 않은가?
뭘 하든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거나 하고자 했던 것들을 잘 끝내지 못하면 의지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한다. 그래서 의지력을 돈 주고 사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 나는 의식적으로 의지력이라는 말 대신 실천력이라는 말을 쓴다. 심리적인 면에서도 의지라는 말을 자주 쓰는 건 좋지 않다. 사소한 일에도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부정적으로 변한다. 왠지 그 일은 힘들고, 하기 싫고, 억지로 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은 그냥 별거 아닌 마음으로 하자. 모든 일에 힘을 잔뜩 주는 건 쓸데없이 자신을 너무 고되게 만든다. (226)
저자의 ‘실천력’이라는 용어도 좋다. 의지가 필요한 건 꾸역 꾸역 해내야 한다는 것. 그게 아니라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즐거운 마음, 하다못해 가벼운 마음으로 ‘실천’한다는 게 중점이다. 각 잡고 딱 해야 하는 그런 많은 에너지와 주의를 쏟아야 하는 일이 아니라 몸이 절로 움직이는 생활. 그걸 원한다면 우리도 의지력이 아니라 실천력이라는 용어로 대체해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하고 싶다’는 욕심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자. (221)
그러면 저절로 이왕하는 거 제대로 ‘잘’ 엄청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니라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면 된다. 각 잡고 하게 되면 내가 쓰는 시간과 에너지 때문에 저절로 그만큼의 결과물을 바라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 결과물에 또 질리거나 힘이 빠져 멈추고 만다. 그러니 꾸준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틀자. 나 또한 유튜브를 너무 각 잡고 제대로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무리한 요소들을 넣었더니 결국 잠시 멈추고 말았다. 다시 정비해서 시작해야지. 꾸준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저자의 의도가 무척 좋다. 우리가 지금 부족해서, 그따위로 살지마! 라는 생각으로 다 갈아 엎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많은 자기개발서에서 이야기 하는 지금 당장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각성하고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그런 말로 정신을 폭행하는 책이 아니다.
- 당신은 지금 부족하니,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하며 많은 것을 개선해야만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42)
사실 미혼이니까 가능하지, 애가 있으면 이렇게 안 되, 라고 생각하기 쉽다. 엄마들이라면 애 때문에 시간 활용이 무척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더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미혼일 때 어떠했던가? 이렇게 똑똑하게 살았던가? 하고 싶은 게 무척 많은 요즘 항상 하는 후회가 이거다. 왜 이 사람들처럼 똑똑하게 살지 않았을까, 왜 이런 사람들처럼 삶을 돌아보고 그리 살지 않았을까? 내가 한심해지기도 하고, 그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게다가 엄마이면서도 자신의 시간을 잘 쓰는 사람들이 분명 많으니까. 시간 활용은 결국 미혼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저자처럼 살아야 꼭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저자의 삶이 정답이기에 이런 책을 쓰고, 유튜브를 찍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삶이 있고 내 삶이 있다. 어떤 삶을 꾸려나갈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고 그 안에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 가치를 찾기 위해 어쩌면 이 책을 만나게 된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저자의 삶의 가치도 보고, 이 책에서 전하는 가치도 보고, 내 삶이기에 지니고 있는 가치도 둘러보면서 잘 결합시키면 좋을 것 같다. 마음에 열정이 훅훅!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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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댓글 64
- 작성일
- 2021. 2. 12.
@우서유
- 작성일
- 2021. 2. 11.
- 작성일
- 2021. 2. 12.
@BILBOTheYes
- 작성일
- 2021.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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