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연
  1. 육아

이미지

도서명 표기
깨어있는 부모
글쓴이
셰팔리 차바리 저
나무의마음
평균
별점9.8 (60)
휘연



 



달라이 라마가 추천사를 쓰고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평을 써준 책을 어떻게 안 볼 수 있을까? 바로 이거다, 싶었다. 많은 육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이제 어느 정도 읽은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나를 확 잡아 끄는 책이 있다. 제목도 ‘깨어있는 부모’라니. 출간되자마자 알게 되어 더 기쁘다. 먼저 읽고 나중에 우연히라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



일단 이 책의 대상자를 좀 구별해야 할 것 같다. 육아서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행동 지침을 알려주는 책도 있고, 부모의 저 깊은 밑바닥부터 다 긁어내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이고, 이런 책에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혹시 웨인 다이어나 에크하르트 톨레, 최희수 작가를 좋아하거나 내면아이 치유나 양육 태도 대물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는 내적 성장이나 영적 성장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 읽은 이런 분야 육아서 중에서 이 책이 최고다.



 



많은 육아서에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등 많은 지시들을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사항들을 세심하게 살펴서 우리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확인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은 이것들이 본질적으로 어디서 나온 것인지 보여준다. 왜 이런 행동이나 말을 해야 하는지 그 밑바탕에 깔린 이유들을 알 수 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구나 싶은 안도감과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되니 나 스스로도 믿음이 커졌다. (물론 못하고 있는 걸 찾으면 끝이 없지만, 잘하고 있다고 믿는 부분을 좀 더 확인한다.)



 



읽는 데 오래 걸렸다. 80페이지를 읽는 데 2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읽다가 나도 모르게 한참을 멍하게 있을 때도 있다. 보통은 리뷰를 쓰기 전에 줄 친 부분이나 메모한 것들을 따로 정리하는데, 이 책은 줄을 너무 많이 쳐서 직후에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할 일이 너무 많고, 읽어야 할 다른 책들도 많은데 자꾸 나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불편하면서 아프면서도 자꾸 집어 들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나의 마음에 머물 수 있게 만들었고, 내 아이의 눈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부제가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이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다. 딱히 아이를 낳아야지! 하는 생각도 아니었고, 가족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그냥 물 흐르는 대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힘든 임신 기간을 보내고 마침내 만나게 된 작디 작은 아이를 안고서, 나만큼이나 뱃속에서 고생했을 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 적어도 나처럼 자라게 해서는 안 되겠다. 나 같은 사람이 되게 하지는 말아야지.’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용납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참 싫어했으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엄마의 슬픈 다짐이었다. 이게 얼마나 비참하고 외롭고 힘든 일인지 안다. 그걸 아이에게 물려 줄 수 없었다.





  • 우리 어른들은 고통이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끼는데, 그 이유는 과거의 흔적에서 기인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감정과 뒤얽히기 때문이다. 고통은 현실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만 계속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우리가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106)




 



  문제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걸 주고 싶어 했다. 내가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알아내서 아이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뭘 줘야 하는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줄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육아서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를 위해 읽는 육아서들은 (사실 많은 책을 읽을 때마다) 아이에 대한 생각보다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 이 책의 출간 목적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 담긴 ‘정서적, 정신적 교훈’을 찾아내고 이를 양육에 실제로 활용하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부모가 그 교훈을 ‘각자의 성장’을 위해 사용하고, 결과적으로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 과정의 하나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있다. 실제로는 우리의 불완전함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도구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12)




특히 이런 책을 읽으면 내 심장을 짓이기는 고통을 겪는다. 줄 긋고 메모는 당연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린 내가 불쌍해서 아팠고, 그 어린 아이가 여전히 내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 같아 아팠다. 그럴수록 읽게 되어 너무 기뻤다. 괜찮다고, 당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한다고. 게다가 앞으로도 괜찮을 거고, 심지어 성장할 수 있다고.





  • 깨어있는 부모가 된다는 건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무척 관대하다. 그래서 때로 부모가 잘못을 해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처받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한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151)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동아줄 같았다. 나도 나아질 수 있구나. 우리 아이에게 못난 애미이기만 하지 않을 수 있구나. 아이 존재 자체에 기쁘고 행복하지만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 성장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더 기뻤다.



 



‘깨어있는 부모’라는 단어가 낯설 수도 있다. 저자는 깨어 있지 않은 부모는 무의식이 지배하여,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싶으면 소리를 지르고, 아이가 제멋대로 하게 두면서 부모를 휘두르게 하는 이들이라 한다. 이 무의식에서 벗어나 내가 이런 상태임을, 내 안의 무언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부모가 바로 깨어있는 부모이다.





  • 깨어있는 부모가 되려면 에고를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려워도 에고가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알아차림에는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이것이 깨어있는 부모가 되기 위한 핵심 요소다. 알아차림이 커질수록 부모는 그동안 자신이 크면서 경험한 검증되지 않은 조건들에 사로잡혀 살았으며, 이를 고스란히 아이에게 대물림해왔음을 깨닫게 된다. (26)




문제는 깨닫지 않으면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보고 배운다는 점이다. 많은 육아서에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부모가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아야 아이도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미러링이라는 뇌의 작용일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온 세상은 부모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물론 성장하면서 점점 그 세계가 넓어지지만 어릴수록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많은 걸 흡수할 테니까 말이다.



특히 불안감은 더더욱 그러하다.





  • 불안하다는 것은 우리 내면 깊은 곳의 무언가가 자극을 받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불안이 감지될 때마다 ‘지금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자문해보자. 그런 다음, 마음을 열고 우리의 불안을 남에게 쏟아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안은 우리 안에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뭔가에게 비롯된다. (116)

  •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거부하고 있는 걸까? 내가 발전하려면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혼란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떤 목적을 수행하는 것일까?’ (중략)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비난하던 수동적 입장에서 현실을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입장으로 바뀔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이 우리를 부당하게 괴롭힌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힘이 생긴다. (131)

  • 우리는 아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우리의 불안’에 반응하는 것이다. (314)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불안을 기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불안에 대해 깨어있지 못하는 부모라면 단순히 화가 나고 분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화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이 불안은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에게 옮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악순환의 대물림을 끊는 방법은 단 하나, 걱정은 현재에 충실하기 두려울 때 쓰는 가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에 충실함으로써 인생은 본래 지혜로운 것이라는 믿음을 키워나가도록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 (216)




현재에 충실하기. 지금 여기를 살아가면 된다. 딱 우리 아이들처럼. 과거의 고통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걱정과 두려움에 내팽겨치지 않으면 가능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명상이다. 이 책도 명상을 중요한 방법으로 지목한다. 현재에 집중하고 흘려 보내고 나 자신을 일깨우는 데 집중하도록 한다. 나도 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조언도 있어서 좋았다. 조금씩이나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그렇다면 깨어있는 부모는 어떻게 양육할까?





  • 아이를 키운다는 건 지적 활동이 아니라 단순하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순간순간의 교류다. (45)

  • 아이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권리는 부모가 주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숨을 쉰다는 사실만으로, 속마음을 얘기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생각을 말할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권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48)




내가 감동 받았던 건 양육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아이와 순간 순간을 교류하는 시간이라는 점이었다.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부모라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많은 걸 알아보고 확인하고 연구해서 아이에게 해줘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을 충실하게 아이와 나누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아이의 태초의 권리인 숨 쉬기 때문에 마음을 얘기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주기만 하면 된다. 나의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를 포용해줄 수 있는 것. 어려운 듯 간단한 논리.





  • 아이들은 언제든 집으로 돌아와도 된다고 느껴야 하지만, 언제든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172)




 



  마지막으로 훈육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행동 지침도 필요하지만, 부모가 깨어 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마지막에 넣었다고 한다. 이 훈육 편에서도 아주 놀랍거나, 새로운 내용이 있다기 보다는, 기존의 육아서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와 영향에 대한 깊이는 다르다.





  • 우리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에 동의하거나 반대할 필요가 없다. 그저 감정의 존재를 인정해주면 된다.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포장하거나 바꾸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우리가 잘 들어준다는 걸 알게 하고, 아이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이면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86)

  • 훈육을 할 때 부모는 절대적으로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는 즉시 교정이 이루어지고, 그 다음에 아이가 감정을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절제를 가르치는 두가지 핵심 요소다. (317)

  • 행동 형성의 전제는, 아이들이 골치 아픈 행동을 하는 이유는 벌을 줌으로써 겁을 줘야 할 만큼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라 본래 선한 아이가 아직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힘든 감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처리하지 않는 한, 부적절한 행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울수록 말썽피우는 일은 줄어든다. 그래서 행동 형성의 목표는 언제나 감정 조절이다. (334)




아마 육아서를 좀 읽으신 분들은 ‘감정코칭’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것 같다. 결국 우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이의 감정을 살펴주면 된다. 물론 당장 해결해야 하는 행동 교정을 한 후에 가장 중요한 감정까지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사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나 잘 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도 연습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에 어떤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을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 지 어려운 건 당연하다. 아이의 감정을 살펴주는 건 더 어렵다. 하지만 이 또한 나쁘게만 볼 필요가 없다. 엄마 스스로도 아이의 감정과 함께 본인의 감정을 살펴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저자가 매번 강조하는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서 힘을 얻는다.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잘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해소하거나 다른 행동의 밑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엄마가 배우면서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테니까 말이다.


좋아요
댓글
2
작성일
2023.04.26

댓글 2

  1. 대표사진

    작성일
    2022. 7. 4.

  2. 대표사진

    휘연

    작성일
    2022. 7. 4.

    @캡

휘연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4.1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17
  2. 작성일
    2025.4.1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17
  3. 작성일
    2025.4.1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17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