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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beltk
  1. 일상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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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1986년 어느 날 당시 8살이던 나는,


따끈따끈한 단행본 <아기공룡둘리> 1편을 아빠로부터 선물받았다.


아빠의 직업 덕분에 글씨를 익히자마자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던 나에게


둘리는 최고의 친구였다.


그 후 아빠를 졸라 <보물섬>을 줄기차게 사서 보았다.


내가 14살쯤 되었을 때,


둘리 만화책은 읽고 또 읽어 책장이 다 떨어진 상태였다.


아빠가 한 장 한 장 스카치 테잎으로 붙여주신 것을


겉장이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보았다.


 


 나와 내 동생은 둘리를 시작으로,


<쩔그렁쩔그렁 요요>, <미스터 제로>, <천상천하>, <오달자의 봄>, <소금자 블루스>, <아리아리 동동> 등


김수정 아저씨의 작품을 거의 다 보았다.





('양덕진'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퍼온 사진입니다-반가워서 비명질렀어요.)


 


그 분의 모든 작품들을 우리는 정말 사랑(?)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책들이 소실되었다는 것.


이사를 다니다보니 책을 줄여야했고,


창간호부터 한권도 안 빼놓고 모았던 <아이큐점프>나


김수정 아저씨의 주옥같은 작품들,


 옛날 일본 순정만화 <유리의 성> 같은 것들을 버려야만 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정말 속이 탄다...ㅜㅜ


 


아무튼....속은 나중에 혼자 태우도록 하고 둘리로 돌아가자.


 


둘리의 결말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후반부에 가면 도우너의 동생 코로깨도 둘리네에 착륙한다.


또치,코로깨,,둘리,도우너,희동이,마이콜..


이 녀석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우디에도 떨어지고,


지옥에도 갔다오고, 온갖 모험을 다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두둥!!


깐따삐야별에서 애타게 자식들을 찾아헤매던 도우너의 아버지가 둘리네 온다.


이 때 고길동은 도우너 아빠에게 "쟤네들 다 데려가슈."한다.


도우너의 아빠는 타임머신인 밥솥에 둘리와 또치를 태운다.


남극에 둘리 내려주고 아프리카에 또치를 내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1년 후 (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눈이 오는 장면 후..)


 디룩디룩 살이 찐 길동의 앞에 거지꼴이 된 둘리가 나타난다.


둘리는 울면서 사정을 한다. 자기는 갈 데가 없다고.


하지만 이미 희동이는 고모가(영희와 철수의 고모, 길동의 여동생)


 미국으로 데려간 후고, 또치와 도우너도 돌아간 상태.


둘리는 또치와 도우너 데려오라며 울부짖고 만화는 이렇게 끝이 난다.


 






 


얼마나 허망했는지 모른다.


그 후 신세대 공룡 똘리였던가? 둘리의 후속작이 나왔다.


둘리가 어른이 되고 둘리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이건 안 보느니만 못 했다.


둘리의 슬픈 오마쥬만큼이나 마음이 아팠으니까.


어른이 된 둘리는 더이상 내 어린 시절의 친구가 아니었다.


출퇴근하며 일에 찌든 그냥 어른으로 비춰졌다.


 


아참...둘리에 얽힌 한 가지 이야기.


아빠가 사준 내 둘리 만화책,


예전에 같은 교회 다니던 남자아이에게 빌려준 적이 있었다.


친하지도 않은 아이인데 걔네 아빠가 우리집까지 와서 부탁을 해 빌려줬었다.


그랬는데 그 아이 결국 돌려주지 않았다.


우연히 나중에 엄마 따라 그 집에 갔다가...


그 만화책을 보고 "빌려간 내 만화책 왜 안 돌려줬어?"했더니...


그 남자아이가 끝까지 자기꺼라 우겨댔다.


내가 몇 페이지에 김치국물이 묻어있고, 몇 페이지가 찢어져 있는지를 말하며


내꺼란 사실을 증명하려 했지만 그 남자애는 딱 잡아뗐다.


어른이 되고 아기 엄마가 된 지금도 난 둘리 만화책이 그립다.


그 만화책...진짜 내 껀데. 칫.


아무튼 둘리는 여러모로 날 슬프게 한다.


 


요즘 투니버스와 sbs에서 <아기 공룡 둘리>를 방영하고 있다.


새롭게 만든 애니메이션이라서 큰 줄기는 같지만 소소한 웃음이 다르다.


세련되어진 둘리, 하지만 어쩐지 김수정 특유의 웃음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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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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