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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liase
- 작성일
- 2023.12.7
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 글쓴이
- 에릭 슐래퍼 외 1명
한빛미디어
지은이: 에릭 슐래퍼, 윈델 H, 오스케이
출판사: 한빛미디어
출판 연도: 2023.11
전자부품의 세계는 익숙하지만 미지의 세계이다. 아이의 방을 치우다 보면 알 수없는 전자기회로판들이 종종 보이고 그 위에 부착하는 퀴즈를 내는 듯이 그 기능을 알기에는 막연한 부품들이 놓여있었다. 이 책을 열어보면서 그 조그만 부품들의 대단한 기능과 쓸모를 알게되고 친절하게도 아주 어렵고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절단면의 확대사진을 수록하여 전자부품 안에서 또 다른 미학이 존재하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우리집 리모컨 카의 외부 플라스틱 몸체를 열면 나오는 리모컨 카 회로이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저 회로들의 부품들이 달리보인다. 책을 읽고 나면, 전자회로가 우리 생활 속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보는 회로를 소개한 것보다는 저 안에 있는 작은 부품 하나 하나를 확대하고 절단하여 단면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나는 어릴 때 무엇이든 열고 분해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카세트나 TV같은 전자제품들을 열어보고 그 안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 궁금했던 호기심의 배를 채우고 도로 닫아두곤 했는데, 우리 시대의 아이들은 물리적 세계가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는지에 대한 접속과 연결이 매우 약하다. 자전거 마저도 모두 분해하여 고장나면 손에 검정 기름을 묻힐 지언정 직접 고쳐서 타고 다니던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살면서 외부로 보이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었다. 겉과 단절되었지만 연결되어 있는 그 미지의 세상을 통해서 외부에서 보여지는 기능이라는 것이 작동하고 그 작동의 원리를 백프로는 알 수없지만 추정해보고 생각해봄으로써 다시 내가 구성해보는 세상이 꽤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속에 보여지는 스마트폰의 회로와 반도체, 다이오드의 세계는 결코 과거에 한정된 물리적 세계가 아니다. 현재 진행형으로 앞으로도 이 세계를 거인의 어깨 삼아 밟고 올라가야 할 디딤돌인 것이다. 이 책을 보고 과연 저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던 미지의 세계를 해부해서 들여다 본 것 같다.
트리머 가변저항기 /권선가변 저항기/ 집에 있는 부품들과 함께 찍어 보았다.
아이가 이 사진을 보더니 방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실물을 들고 와서 전해주었다. 아이도 무척이나 관심을 보이며 이 책을 좋아한다. 저항값을 조절하는 가변 저항기들이다. 특히 오른쪽에 있는 권선가변저항기는 실험실장비에서 기타 앰프에 까지 온갖 장치의 패널에 달린 컨트롤 손잡이에 들어간다고 한다. 전문용어들이 사용되었지만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을 따라가면서 모르는 것은 인터넷검색도 해보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축인덕터실물과 도면/ 그리고 실제로 절단한 절단면
위의사진 맨 왼쪽 회로판에 초록색 완두콩처럼 생긴 녀석에 대한 설명이다. 회로판에서 수없이 본 것인데 축인덕터라는 이름과 그 역할을 처음 알았다. 인덕터란 자기장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본 전자부품이라고 한다. 에너지를 번갈아서 저장하고 방출해서 전압을 변환하는 전원 공급장치라고 한다.
저 안에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을 줄을 몰랐다^^ 자른 단면을 통해서 구리선들이 촘촘이 몸통을 감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에 그어져 있는 선 들이 모두 다른 이유가 바로 인덕터 표면에 표시한 인덕턴스값이라고 한다. 인덕턴스란 전자유도에 의하여 전압이 유도되는 강도라고 한다.
너무 재미난 회로의 비밀들이 하나둘씩 열린다.
완두콩을 열어놓은 것 처럼 초록색 저 작은 인덕터를 정교하게 단면으로 잘라 내부를 보여주는 창의력에 과학과 미학의 만남을 보게된다.
커패시터 파트에서는 원통형배터리의 내부를 보여주어 흥미롭다. <1%를 읽는 힘>에서 전기차와 배터리에 관한 파트에서 다뤄진 내용이 떠올랐다. "원통형배터리는 두루말이 화장지 말듯이 호일을 말고 호일 양 끝에 양극과 음극탭을 단다. 전자가 꼬불꼬불 말려 있는 호일을 타고 음극에서 양극으로 다녀오면 그 힘으로 모터를 돌리는데..."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실물을 보는 기분이 든다. 표면적을 늘릴 수록 자동차배터리로 치면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오디오 커넥터의 절단면도 아주 흥미롭다. 예전에는 유선이어폰이나 헤드폰에 달려있던 커넥터인데 그 원리를 절단면을 통해 더욱 잘 알게 되었다. 아이의 말로는 파란 두 개의 링이 한쪽만 끼우면 한쪽만 들린다고 설명을 해주는데 맞을지? 아이도 이 책에 빠져들어서 둘이 신이 났다. 단면에 파란 선들은 플라스틱 절연체라고 한다. 플러그의 단자가 세 단자라서 절연체를 넣은 것같다. 그런데 자른 단면들이 시각적으로 미술작품 못지 않은 감동을 주니 이 단면들을 만일 보지 못했다면 놓쳤을 세상이다.
VGA케이블과 그 절단면
마지막으로 모니터에 영상신호를 연결하는 VGA케이블을 소개해본다.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것 맞다. 예전에 컴퓨터를 교체하고 나서 잠시 안쓰는 컴퓨터를 정리하면서 이 케이블을 다른 곳에 보관해서 재설치 할 때 한참을 찾은 기억이 났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면 놀랄 것이다.
수없이 사용해온 케이블 선의 원리를 이제야 처음 알았다. 물론 평생 몰랐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을 보며 느낀 것은 한거풀 아래의 세상은 충분히 들춰볼만 하구나이다. 정밀한 도구가 없는 우리가 이런 시도를 할 수없는데 저자들은 맨 뒷부분에 첨부된 내용에 보면 고양이 수염 한가닥을 이용해서 먼지를 털어내야 했고 오래된 레트로 전자기기들은 보관이 길어서 그 작은 회로의 이물질 제거, 그 작은 부품들을 정밀하게 자르고 또한 다양한 카메라를 사용하여 선명하게 찍어냈다. 과학적 설명도 성실하게 덧붙인 이 책은 과연 전자기에 관한 것인지 미학에 관한 것인지 궁금해지지만 바로 이 책은 융합을 보여준다. 융합적 사고는 과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위대한 과학자들이 갖고 있던 공통점은 융합적 사고였다.
무엇보다 중학생 아들이 이 책을 고이 품에 안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사실이 우리 시대가 주지 못하는 물리적 세계의 분해와 호기심 충족의 기능을 조금이라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진심으로 기쁜 책이다. 하드커버로 만들고 양질의 인쇄를 하여 오래도록 보관할 전자공학의 백과사전같은 책이다.극히 일부만을 소개했지만 스마트폰안에 회로에서 부터 레트로 LED, 발광다이오드등등 정말 다양하고 풍부한 양질의 전자부품에 관한 소개와 분해가 이루어진 책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채워주고 싶은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싶다.
덧붙이는 말)
스티브잡스에 관한 책에서 그의 양아버지가 모든 물건을 손이 닿는 위치대로 완벽한 정리와 정렬을 해두어서 그런 환경에서 자란 스티브잡스에게서 디자인에 대한 타협이 없이 애플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고 읽은 적이 있어요. 수리기사들이 아니라면 절대 볼 일이 없는 전자기기의 내부 회로들이 저토록 아름답게 정렬되어 있는 것을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부터 아버지의 garage에서 수없이 만져보고 시도해보았을 것 같아요. 미국은 집집마다 공구들을 정렬해두고 따로 차를 고치고 집안 물건들을 고치는 문화가 있어서 이런 환경에서 놀라운 혁신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구글을 만든 세르게이 브린도 차고에서 그 시작이었듯이 아이들이 이런 물리적인 세계의 원리를 가까이 하고 만져보고 실패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결국 이런 내부의 아름다움이 높낮이가 낮아진다든지 소형으로 축약된다든지 여러 원리가 적용되어 스마트폰의 크기와 디자인이 결정되는 것처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보이는 세계의 이면을 다루어준 책의 의미가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진심으로 리뷰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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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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