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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뭄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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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눈에 띄게 예쁜 이들이 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쑥덕이고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그런 이들이.
그리고 그런 사람이야 말로 티비와 이미지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가지고 싶어하는 이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유형이 아닐까 싶다.
허나 반대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으려 해도 눈데 띄게 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지나는 이들이 쑥덕이고 다시 한번 뒤돌아볼 정도로 깜짝 놀랄 정도로 못생긴 사람이라면
이미지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가장 슬프고 외롭고 불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름다움도 추함도 결국은 주관적인 것이고 그 시대의 산물일 뿐이다.
나에게는 아름다운 그녀가 친구들에게는 별 매력이 없는 보통 사람일 수도 있고,
고대의 풍만한 아름다움이 지금의 빼빼마른 아름다움과 견주어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름다움을 숭배하고 아름다움은 힘이 되고 아름다움은 칭송받는
이 추악한? 시대를 살아가는 추남 추녀의 사랑 이야기를 골라 봤다.
첫번째 이야기는 아멜리 노통브의 <공격> 이 소설은 노트르담의 곱추의 현대판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멜리 노통브는 못생긴 꼽추이면서 아름다운 집시 에스마릴다를 원했던 그를 현대에 되살려 오히려 추악함으로 돈을 벌로 갑부가 되지만 아름다운 그녀를 얻을 수는 없는 비틀린 사랑을 그려냈다.
그 어느 이야기못지 않게 신랄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못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사랑이야기는 현 시대에 걸맞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두번째 이야기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아름다운 아버지와 평범에 못미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 아버지의 출세와 그 그늘에서 시들어가는 어머니를 보면서 큰 나는 누가 봐도 헉 소리나게 못생긴 그녀를 발견하고 그리고 조금씩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이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그 누구와도 달랐다. 그러나 그 둘의 조합과 사랑이 그리 순탄할 리가 없다.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더 시절의 우울한 고백같은 이 이야기는 인터넷이 있고 휴대전화가 있어도 사랑은 없는 이 시대의 헛도니 아름다움을 비난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추녀의 사랑은 추남의 사랑과 또 얼마나 다른지 새삼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두 소설은 추남의 사랑과 추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지만, 아름다움이 칭송받는 이 시대를 조롱하고 있음에 대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추남과 추녀의 사랑은 그 과정도 결론도 상당히 다르다는 걸 새삼 느꼈다.
우리가 칭송하는 그 아름다움이란 얼마나 사라지기 쉬운 신기루 같은 것인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아름다움이 마음에 있다느니 내면에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학 싶은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고,
그것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어 지는 것이니 말이다
예전에야 여자는 외모 남자는 능력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누구나 능력을 가지면 외모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원치 않는 외모는 수술이라는 강제성을 동원해서라도 바꿀 수 있는 시대이니 말이다.
하지만 내면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그 어떤 외모를 가지고 있어도 행복할 수 없다.
그 반대도 물론 마찬가지고.
- 다락방서 허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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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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