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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 무>

한참 전에 이토 준지의 공포 시리즈를 보았을 때 아, 이 만화가는 공포나 두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서움을 제대로 구현하는 그림과 내용은 단연 압권이었으니 말이다. 아마 동양권에서의 호러 만화는 이토 준지가 역시 1위라고 해야 하나 그랬다. 그러나 그때만해도 이토 준지가 나이가 아주 많은 아저씨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아저씨는 맞는데 1963년생이라고 한다. 내 생각보단 어렸다 ) 그런 호러 만화의 대명사 이토 준지가 그린 코믹 만화 고양이 만화라니 어찌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나같은 사람이 한둘은 아닌지 출간된지 며칠 되지도 않아 품귀현상?에 시다리고 있는 만화다. 그리고 물론 언제나 좀 과장된 광고문구도 이번엔 상당히 유혹적이었다. ㅋㅋ 

 

 

책을 집어 들면 살짝 짧아서 아쉽지만 첫장을 펼치는데 이건 코믹 만화가 아니다. 호러 만화다. 그러나 내용은 코믹. 광고 문구처럼 호러와 코믹은 종이 한장 차이다. 하지만 코믹을 그려도 그림은 여전히 호러. ㅎㅎㅎ 그나저나 본인도 본인이나 부인의 생김새는 어쩔런지~ㅡ.ㅡ;; 새로 지은 집에서 부인이 키우던 고양이 욘(4)과 새로 들인 고양이 무(6)와 함께 지내는 내용이다. 그러나 특이할 만한 점은 욘의 등에는 해골을 연상시키는 무늬 같은 것이 있다. 역시 그가 키우는 고양이 답달까 그렇다. 키득대면서 읽다가 몇 군데 빵 터져 주었다. 한권으로 끝나는 짧은 만화라는 점을 아쉬워하며 책을 덮었다. 중간중간에 이토 준지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부분도 재밌고 이제껏 본 고양이 만화들은 따뜻하고 귀여운 쪽이었다면 역시 그답게 호러분위기도 물씬 나는게? 즐거웠다.

 

그간 나는 소설가나 만화가의 생활에 대해서는 그리 궁금한 것은 없었다. 대충 머리속에서 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토 준지 같은 호러만화가의 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머리속에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도저히 상상이 안될달까, 그가 너무 진지하게 공포물을 그리면서 그런 생활을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무서운 것 같고 만화는 그렇게 무섭게 그리면서 생활은 너무 깔끔하고 정상적이면 그건 또 그것대로 더 무섭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 만화를 보면서 어쩐지 호러 보다는 코믹에 가까운 그의 생활이 그려져 공포물의 환상이 한꺼풀 벗겨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친근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1963년 생이었고 전직 치공사였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게다가 동네에서 반장같은 일도 보고 있다니 이건 뭐.... ^^;;

 

오랜만에 본 이토 준지의 만화 그러나 호러가 아닌 코믹 만화 <고양이 일기 욘& 무> 

저번에 김은희의 <나비가 없는 세상>을 보면서도 그랬는데 아아~ 나도 고양이 키우고 싶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