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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j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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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글쓴이
히가시노 게이고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평균
별점9.2 (118)
gustj0326

오랜만에 히가시노의 책을 읽었다. 이야기 제조기인 히가시노 아찌를 따라 갈 수는 없어 마음이 동할 때만 읽는다. 작가의 책이 집에 10권 정도 있지만 그중에 반이나 읽었을까?

이번에 읽은 <편지>는 제목부터 마음이 끌리고 평도 좋아 사뒀던 책이다.

'편지' 하면 달달함과 기쁜 느낌이 먼저 드는데 이 책에 나오는 편지는 아니다. <나이야 잡화점의 기적>에 나오는 편지와는 다르다. 벚꽃 문양이 찍힌 편지를 누군가 보면 얼굴이 싸해진다. 어디서 오는지 알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 내게는 직장도 돈도 없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살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정월에 떡을 사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츠요시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동생 나오키가 걱정 없이 대학에 진학할 마음을 먹게 할 수 있는 돈이었다.

p.12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 나오키와 둘이 살던 츠요시는 이삿짐 센터에서 일을하며 겨우 먹고 살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몸이 망가져 일할 수 없게되자 오로지 동생을 대학에 보내고자 언젠가 이삿짐을 날라주었던, 돈이 많아 보이는 온화한 얼굴의 할머니 집에 들어가 딱 필요한 만큼의 돈만 훔치기로 했다. 하지만 잠에서 깬 할머니와 맞딱뜨리는 바람에 드라이버로 할머니를 찔러 죽이고 만다. 그래서 살인강도의 죄목으로 15년형을 받고 수감된다.

돈을 찾았을 때 얼른 나왔어야지 왜 대형 텔레비젼을 켜보고 싶어해서는 살인까지 저지러게 되었는지.....

그렇게 수감된 츠요시는 매달 동생 나오키에게 편지를 보내 대학을 포기말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등 동생의 안부를 묻지만 나오키는 대학은 커녕 생활비를 해결하기 조차도 힘들었다. 살인자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니 주위의 시선도 전과는 완전 달라졌다.

범죄를 저지르고 죗값을 치른다는 것이 감옥에 수감되면 되는 줄 알았지만 남은 가족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그런것도 모르고 대학이야기나 하는 형이 어이없기도 했다.

어찌어찌 대학도 들어가고 모든 사실을 알고도 곁을 떠나지 않는 유일한 친구 유미코도 있고 음악의 꿈을 가지게 해 준 데라오도 만나지만 살인자의 동생 꼬리표 때문에 음악의 꿈도 접어야 했고 사랑하는 여자와도 헤어지고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부서 이동도 당해야만 했다. 유미코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형이 살인자라는 소문이 돌자 아이의 친구나 어린이집에서 조차도 은근히 멀리하는 일이 생긴다.

처음엔 형이 자기를 위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으로 편지에 답을 하지만 아이까지 고통을 당하자 형에게 인연을 끊자는 편지를 보낸다. 남은 가족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아는 것도 형이 치러야 할 죗값이라 알려주면서.

그래도 형을 원망하게 될까봐, 그러면 모든게 다 무너질까봐 두려운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형 입장에서는 세상에 유일하게 의지할 동생이 인연을 끊자하니 하늘이 무너졌을 것이지만, 내가 나오키의 입장이었더라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왜 범죄를 저지르면 안되는지 나오키 회사 사장님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죗값을 치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회적 죽음' 이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서.

형에게 편지를 보낸 뒤 피해자 가족을 찾아갔는데 여기로도 형이 매달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지막 편지도 읽게 되었다.

'저는 편지 같은 걸 써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그게 아니야, 형.' 이라고 속으로 말했다. 그 편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편지가 오지 않으면 괴로울 일도 없었을 테지만 길을 모색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p.474

어느날 음악을 하는 친구 데라오의 권유로 <이매진> 이라는 팀명으로 교도소에 위문공연을 간다. 저멀리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약간 떨고 있는 형의 모습을 보니 나오키는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이매진 노래를 들으면서 읽었다. 나미야...처럼 따뜻한 느낌이 든건 아니지만 재밌게 잘 읽었고 가족에 대해서 사회관계에 대해서 범죄자의 가족과 피해자 가족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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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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