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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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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살인 편지
글쓴이
설라리 젠틸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9.7 (23)
야담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제 무더위를 날려줄 미스터리 소설의 계절이다. 이 시기에 맞춰 위즈덤하우스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설라리 젠틸의 살인 편지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들어 있는 액자식 구성으로 현실의 작가 해나와 조언자 리오의 편지, 그리고 해나가 쓰는 추리소설이 번갈아 전개된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바깥과 안을 오가며 하나의 인물을 중심으로 양쪽 세계가 교묘하게 연결되는 과정을 따라가게 된다. 그 속에서 완벽하게 감춰진 트릭과 의심은 충격적인 반전의 결말로 이어진다.


호주에 거주하는 작가 한나는 미국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그녀는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보스턴에 사는 리오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세부 묘사와 배경 정보를 보완해나간다. 이 작품은 작가 한나가 쓰고 있는 소설과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편지 교환이 액자식 구조로 전개된다. 리오는 점차 과도하게 개입하며 언젠가부터 그의 편지에는 해나가 쓴 소설 속 살인 사건들이 그대로 발생하고 있다. 해나의 소설 속 리얼한 묘사를 돕기 위하여.


프레디, 케인, 윗, 마리골드는 우연하게 보스턴 공공도서관에서 의문의 비명 사건이 벌어진 그 순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졌으며 다음 날 이 비명 소리가 살인 사건이라고 알게 된다. 케인은 전과자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온 우주가 케인을 살인자로 만들기 위하여 움직이는데 과연 살인이 일어나던 시각에 열람실에 있던 그가 진짜 범인일까? 그러나 마지막에 상상하기 힘든 반전이 일어나는데....


설라리 젠틸의 살인 편지는 읽을 때 방점을 어디에 두고 읽느냐에 따라 컬러가 달라지는 특이한 작품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소설은 두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나오지만, 현실 인물과 작중의 인물의 이름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독자는 이 둘을 묘하게 혼동한다. 이는 출판사의 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원제는 소설 속 소설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번역본은 리오의 편지에 포인트를 두었다. 전자에 방점을 두고 읽는다면 흥미를, 후자는 사회 문제 인식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본문에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급 인물이 다섯 명이나 나온다. 이런 장치로 인하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즐기려는 독자뿐만 아니라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작법서로도 다가온다. 창작 활동을 하기 전 인물 설정, 자료 조사, 배경 묘사, 피드백 등등 많은 부분에서 글쓰기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작품의 맥을 끊는다는 평가를 받는 리오의 피드백 편지를 통해서 가장 많이 알 수 있다. 다른 작가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랄까? 


먼저 흥미를 위하여 사건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인상 깊었던 점을 살펴보자. 저자 설라리 젠틸은 살인 편지에서 강한 흥미 유발을 위하여 첫 챕터에 사중 구조로 시작하였다. 첫 번째는 작품 속 현실 작가 해나가 이 모든 것을 쓰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그녀의 작품 속 작가인 프레디의 현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녀가 쓰고 있는 작품으로. 여기에 리오의 피드백과 작품 속 저자가 오늘 범인과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는 멘트까지. 독자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인지 첫 챕터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등장인물들은 해나가 현실에서 차용하였으며 그 과정을 프레디가 답습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인하여 독자는 해나와 프레디를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이다. 이것을 위한 또 다른 장치가 현실의 리오와 작품 속 리오이다. 심지어 리오는 이름조차 동일하다. 이런 이유로 이 작품이 해나의 소설인지 프레디의 현실인지 모호해져 독자의 긴장도는 배가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장치 덕분에 수많은 상에 노미네이트되고 수상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두 번째로 한국 출판사인 위즈덤 하우스에서 초점을 맞춘 리오의 편지에 초점을 맞추면 이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아니라 공포물에 가까워진다. 자신의 꿈을 투영하여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롤 모델, 팬심으로 빠지는 것을 우상이라고 한다. 작중에 등장하는 현실 리오의 모습이다. 리오의 직업은 출판사에 투고하였을 때 언제나 거절당하는 포지션에 있는 작가이다. 반면 해나는 이미 상까지 받은 인물이기에 리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는 처음엔 단순한 팬심으로 해나의 작품을 돕기 위하여 피드백을 보낸다. 헤나는 호주에서 보스턴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고 있었고, 그는 보스턴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보낸 피드백 내용은 보스턴의 배경, 미국과 호주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다른 점, 해나가 글을 쓸 때 놓쳤던 부분 등이다. 완결도 나지 않은 책의 각 챕터를 보낼 정도면 둘 사이에 이미 친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에 즉, 매우 순수한 팬으로서의 건강한 교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그가 무너져 그녀의 작품을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건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한 후이다. 즉, 이전까지는 나긋나긋한 봄과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 한겨울의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해나의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이 그가 사는 곳에서 그대로, 우연히 발생한다. 해나는 이 사진들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결국 리오의 편지를 증거로 FBI에 신고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런 소설에서 당연하다는 듯 FBI는 그를 놓치고 그는 호주로 입국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설라리 젠틸의 살인 편지는 독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힌다. 사건 중심으로 읽으면 치밀한 트릭과 반전의 재미가, 리오의 편지에 주목하면 집착과 감시가 만들어내는 현실 공포를 느낄 수 있다. 흔히 리오의 편지는 타 작가에 대한 과잉 참견이어서 읽기 불편하다는 평이 있지만 사실은 그 광잉이 그의 정신이 무너져 내림과 연결되고, 작품 속 트릭을 배가 시킨다는 것을 알면 오히려 저자의 센스에 감탄할 것이다. 더운 무더위를 잊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살인편지 #설라리젠틸 #미스터리스릴러 #위즈덤하우스 #여름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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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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