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은 늘 바쁘다. 시간표 짜기, 생활기록부 쓰기, 수행평가 기준 정리까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그런데 그 와중에 'AI까지 써야 한다'는 말이 들리면, 먼저 떠오르는 건 의욕보다 막막함일지 모른다.

『요즘 교사를 위한 AI 수업 활용 가이드』는 그런 교사들의 망설임에 단단히 손을 내민다. 기술을 배우는 책이라기보다, ‘일을 줄이는 실전 매뉴얼’에 가깝다. 별도의 배경지식 없이도 AI 도구를 활용해 수업을 준비하고, 행정을 자동화하며, 학급을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책의 접근은 실용적이고 솔직하다. ‘이 기능이 있다’고만 말하는 대신, ‘그래서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를 실제 교실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챗GPT로 학습자료를 만들고, 스프레드시트로 평가표를 자동화하며, 캔바로 학급 안내물을 디자인하는 구체적인 과정이 단계별로 안내된다. 특히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활용 팁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동료 교사에게 노하우를 전해 듣는 듯한 친근함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서, 교사의 ‘판단’을 돕는다는 것이다. 어떤 도구를 언제 쓰면 좋을지, 그리고 AI를 어떻게 학생 지도와 소통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제안한다. AI로 업무를 덜어내는 동시에, 교육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책이다.

지금의 교사는 더는 ‘기술을 몰라도 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알 필요는 없다. 이 책이 말해주는 건, 필요한 만큼 배우고, 바로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부족한 교사에게 이 책은 ‘공부해야 할 또 하나의 책’이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새로운 동료’처럼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