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가의 서재

프리윌리
- 작성일
- 2020.4.6
편집가가 하는 일
- 글쓴이
- 그레고리 M. 브리턴 외 25명
열린책들
<편집가가 하는 일>을 처음 봤을 때는 왜 '편집자'가 아니라 '편집가'라고 했을까? 궁금했는데 온라인 서점 책 정보에 기재된 내용을 보고 '아하~.' 싶었다.
편집가에 대하여
이 책의 한국어판에서는 기존의 편집자로 번역되던 editor를 「편집가」로번역했다. 보통은 책의 기획부터 발행에 이르는 모든 일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흔히 도서 편집자(編輯者)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밝히는 것처럼 도서 편집은 지식과 감각과 경험을 총동원하는 일이며 여기에는 직업적인 전문성과 헌신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다. 따라서 열린책들은 편집자라는 이름이 충분하지 않다고 뜻을 모았고, 〈편집〉에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또는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가(家)〉를 붙인 〈편집가(編輯家)〉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 명칭으로 편집 일에 대한 인식이 명확해지고, 편집가가 자신의 일에 대한 직업적 관점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이름을 제안한다. <편집가가 하는 일> 책 소개 중
'편집자'든 '편집가'든 무슨 큰 차이가 있겠냐 싶겠지만,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지긴 한다.
나는 보통 '영상번역가'라고 소개한다. 예전에 '영상번역가'라고 하면 다들 "무슨 개봉작 번역했어요?"라고 되묻는다. 그럼 "TV로 방송되는 미드와 다큐 등을 주로 번역해요."라고 설명을 덧붙이곤 했다.
나처럼 '영상번역가'라고 소개하던 동료들도 미드 번역에서 손을 떼고 극장 개봉작만 전문으로 번역하기 시작하면 '영상번역가'보다는 '외화번역가'나 '영화번역가'로 자신을 소개한다. 영상번역가란 호칭이 더 넓은 영역을 가리킨다면, 영화번역가란 호칭은 좀더 전문적이고 직관적이다. '영화번역가/외화번역가'라고 하면 누구도 무슨 일 하느냐고 되묻지 않는다.
나는 TV로 방송되는 미드나 다큐는 번역을 안 하 지 오래됐고, 극장으로 개봉하는 영화를 한 달에 한 편 꼴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강의와 출판을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번역가'라고 소개하기에는 왠지 머쓱해서 지금도 '영상번역가'라고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번역사/번역자'란 표현보다는 '번역가'를 선호한다. '통역사'보다는 '통역가' 앞선 표현들은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면, '-가'가 붙었을 때 전문가 느낌이 더 강해진다.
그게 그거 같지만, 나 자신을 기계처럼 단순 반복 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싶지는 않다.
"이 명칭(편집가)으로 편집 일에 대한 인식이 명확해지고, 편집가가 자신의 일에 대한 직업적 관점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앞으로 '편집가'라는 명칭이 보편화될지는 모르겠지만, 편집자를 '편집가'로 불러도 무방하지 않겠냐는 <편집가가 하는 일>의 생각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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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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