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관적리뷰

쥬쥬
- 작성일
- 2019.9.25
그렇게 초등 엄마가 된다
- 글쓴이
- 이은경 저
가나출판사
2학기가 되면 학부모상담 주간이 된다.
상담을 다녀오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저학년 아이들은 아직은 평가받기 보다는, 기다려주면 좋을텐데..
학교란 곳은 유치원과는 다른게 기다려주기가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같다.
상담을 다녀와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초등학생에 대한 책을 찾게 되었다.
몇 권을 열어보았는데, 초등학교 독서지도법, 예비초등학생이
필요한 것들에 관한 책이 많았다.
알아두면 그리고 알았더라면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 있었다.
그렇지만 가끔 이렇게 상담이 끝나거나 하면,
우리 아이만 이런가 싶은 불안감이 슬며시 올라온다.
그때,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가 말이다.
그리고 지독히 평범한 그 마음을 포장하지 않고 글로 담담히 적고 있었다.
아이가 느려서 고생도하고, 정신과를 찾아 우울증약도 복용해보고,
반모임에 가서 아이들케어도 해보고.. 정말 읽으면서 내 이야기처럼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정말 자기 아이의 이야기만 믿고 싸우게되는 엄마들도 만나게 되었고,
친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험담하는 모임도 가봤었고, 녹색어머니의 수고로움도 알고 있었다.
초등엄마들이라면 알만한 모든 이야기들이 나오고
워킹맘으로서 어느 집에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냥 그러한 사건들만 나오는 게 아니라,
사이다같은 마음 속 이야기, 우리가 남에게는 차마 내뱉지 못하지만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
읽다 보면 눈물도 나고 웃기도 하고 한참 먹먹하기도 헸다.
특히 상담주간에 책을 펼쳐봐서 그런지, 상담주간에 대한 이 부분을 읽었을때, 비록 담임선생님에게는 듣지 못했지만 스스로에게 참 위로가 되었다.
나는 진심으로 교실에 와주신 어머니들이 고맙다. 그녀들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가장 바쁠 그 시간에 교실에 오기위해서는 아이 간식을 챙겨주고 부지런히 돌아서야 했을 것이며, 직장에는 눈치보며 반차를 내야만 했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수고와 정성, 모성애와 관심이 정말 고맙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자신만의 소소한 방법을 꺼내어놓는다.
아마 이것은 그녀가 엄마로서 초등학교 교사로서 미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들의 일은 걱정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걱정대신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상을 하는 것, 허무맹랑할 지라도 그것은 하루를 버티어내는 힘이 있다.
물론 나도 그렇다,. 즐겁게 상상을 하니 너덜너덜해졌던 내 마음이 한결 쫙 펴진 것 같았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하지 않는데, 내 속으로 내 자신을 엄청나게 구박했었나보다.
다시금 즐거운 추억들을 꺼내어 놓으며, 수고했어... 쥬쥬
오늘도 너 참 잘해냈어~라고 말하니 눈물이 툭 떨어졌다.
실은 상담주간에 수 많은 칭찬을 들었음에도 선생님이 걱정되어서 내어놓은 그 한마디에 마음이 요동치고 불안해지고 서운하고 속상해지고를 반복했다. 마치 육아의 모든 것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다녀와서 한마디 했던 것들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사편에서도 부모편에서도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며
"맞아 우리 선생님이 하려고 했던 그 말은 그런게 아닐꺼야"
그런 생각도 들고, 오늘 오면 우리 아이를 더 많이 꼭 안아주어야겠다.
누구나 다 똑같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나의 어떤 이야기도 일반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이렇게 키우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만 생각해주면 좋겠다. 한 아이를 키워내는 일에 정답이 있다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이 어디 있을까. 다만 정답을 찾아가는 길에서 헷갈리는 누군가에게 오른쪽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약수터가 있고 쉴만한 베치도 곧 나온다는 걸 살짝 일러주는 사람이길 바라본다.
저자의 마지막 말을 읽고 나니 맘이 한결 편해졌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시금 맘을 잡고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봐야겠다.
초등학생도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다들 아이들을 잘 키우셨는지,
다른 선배맘들이 한 없이 존경스러워 보이는 하루다.
그리고 한편으론 아이를 키우느라 이렇게 수없이 마음고생을 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것에 안심이 되기도 한다.
이름 모를 엄마라는 전우애를 느끼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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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