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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9.1
토마토가 다한 요리
- 글쓴이
- 김봉경 저
이덴슬리벨(EAT&SLEEPWELL)
토마토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샐러드에 들어간 토마토, 설탕이나 소금에 살짝 찍어먹는 과일 토마토 등 불에 익히는 요리보다 생으로 먹는 것에 익숙한 토마토가 떠오르는 이미지의 전부였다. 토마토라는 채소이자 과일이 매일 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간혹가다 먹는 별미로 자리잡은 것이 수년이었다. 그러다 토마토랑 좀 친해져야겠다 생각이 든 것은 식단 조절을 하면서였다. 요즘말로 클린한 식단을 꾸려서 먹으려다보니 이 토마토가 별미로 자리잡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꺠닫게 되었다. 토마토는 다른 식재료와 함께 무궁무진한 맛의 세계로 이끄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토가 다한 요리>는 토마토로 몇 프로 부족한 음식의 맛을 잡을 수 있다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레시피로 가득 찬 책이지만 다른 레시피 책과 다른 점을 손 꼽으라면 이 많은 요리가 전부 토마토를 재료 삼아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토마토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떠올리라고 하면 몇 개 되지 않았을 텐데, 분명 단번에 떠오르는 파스타 종류를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 토마토잼, 토마토 미소국, 토마토 고추장 등 한식, 양식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토마토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토마토하면 떠오르는 색과 이미지와 비슷하게 전체적으로 차분한 톤의 색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쨍한 사진보다는 약간 온화한 느낌의 필터를 쓴 듯한 따뜻한 사진들이 실려 있고, 재료와 요리 과정이 마치 여행 책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한 권의 잡지책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보통 레시피 책은 요리를 좀 할 마음을 먹고 펼쳐보게 되는데 이 책은 토마토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비장한 기대감으로 레시피 책임에도 불구하고 요리할 마음 없이 이리저리 들춰보며 읽는 재미가 좋았다.
게다가 이 차분한 톤의 글과 사진들은 어서 빨리 토마토 요리를 직접 해 먹으라고 온화한 말투로 한 마디를 건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장 기대감이 크고 만들고 싶은 것이 토마토 고추장인데, 고추장이 이렇게 토마토스럽게 우아해도 되나 싶다. 작은 유리병에 담겨져 있는 고추장이 토마토의 존재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고추장스러운데, 너무 곱고 예뻐 꼭 만들어 봐야겠다. 특히 조청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고 하니 만들어 뒀다가 제육 볶음을 할 때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적어도 나는 후자에 속한다. 소금이 아닌 설탕을 콕 찍어 먹어야 토마토를 먹을 정도로 토마토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았는데, 레시피 책으로 만난 토마토는 무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토마토가 다한 요리>, 이 비밀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이 책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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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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