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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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술
글쓴이
막심 샤탕 저
노블마인
평균
별점8 (12)
하나비

포틀랜드의 숲에서 여자들의 시신이 연이어 발견됩니다. 죽기 직전 거대한 공포와 직면한 듯 온몸을 오그린 채 비명을 지르는 표정으로 굳어있는 시신의 상태도 놀라웠지만 거미줄로 보이는 하얀 고치에 시신이 싸여있는 점, 또 피와 내장이 몽땅 비워진 점 때문에 수사관계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한때 프틀랜드 경찰이었지만 지금은 사립탐정이 된 조슈아 브롤린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뉴욕에서 날아온 형사 애너벨 오도넬과 함께 포틀랜드 경찰을 도와 수사에 나섭니다. 하지만 그 어떤 연쇄살인마와도 다른 패턴을 보이는 범행수법 탓에 좀처럼 수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더구나 범인이 남긴 거짓증거 때문에 거듭 혼란에 빠지던 브롤린과 애너벨은 급기야 범인으로부터 끔찍한 공격을 받기에 이릅니다.



 



악의 영혼악의 심연에 이은 막심 샤탕의 악의 3부작’(혹은 조슈아 브롤린 시리즈’)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감지할 수 있듯 막심 샤탕은 인간의 이 어디에 그 근원을 두고 있으며 어느 정도까지 그 파괴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주인공 브롤린을 통해 스스로 살인자의 내면 깊숙이 스며들어 그의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해결하는 프로파일러의 진면목을 디테일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리즈 첫 작품인 악의 영혼에서 최악의 상처를 입은 브롤린은 이후 경찰을 그만두고 실종사건 전문 사립탐정이 되어 많은 사건을 해결해왔지만,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최대한 거부한 채 고독과 절망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의 감정을 처음으로 건드린 건 악의 심연에서 만난 뉴욕경찰청의 형사 애너벨이었습니다. 사건 해결 후 5개월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거미와 독소를 이용한 끔찍한 연쇄살인에 휘말리면서 다시 한 번 심연과도 같은 시간들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전작들의 범인들도 그 엽기성과 잔혹함 때문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악의 주술속 범인은 거미와 독소라는 독특한 범행도구는 물론 미라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시신 처리방식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행태를 보여줍니다. 또 여느 연쇄살인마와 달리 일관성 없는 패턴을 보여 브롤린과 애너벨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피해자가 단지 여자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고 살인 외에도 독거미를 이용하여 도시 전체를 공포에 빠지게 만드는 등 도무지 그 동기와 목적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유독 이 작품에서 브롤린과 애너벨은 여러 번 헛발질을 합니다. 범인이 거미 전문가이며 독소를 능숙하게 다룬다는 점 외에 거의 모든 프로파일링이 번번이 빗나가고, 유력한 용의자는 어이없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빠져나갑니다. 누구보다 브롤린의 프로파일링을 신뢰하던 애너벨마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범인은 대담하게도 두 사람을 향한 공격에 나섭니다. 그리고 브롤린은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최악의 위기에 빠지고 맙니다.



 



평범한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의 에 대한 탐구까지 중요한 서사로 다루고 있다 보니 가끔은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난해한 대목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틈날 때마다 살인자의 내면에 침잠하곤 하는 브롤린은 말할 것도 없고 상식 밖의 악의와 동기를 엽기적인 살해방식으로 구현하는 연쇄살인마들은 수시로 자신만의 세계관과 철학을 토해내곤 하는데, 때론 100% 공감할 때도 있지만 때론 억지로 갖다 붙인 것처럼 혹은 결과론적으로 읽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도가 지나칠 때면 과연 사람의 내면과 심리가 저토록 복잡할까?” “심오하고 철학적인 악의를 품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를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점이 악의 3부작의 진짜 매력이자 미덕일 수도 있습니다.



 



워낙 이야기가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구체적인 줄거리를 거의 언급하지 못했는데,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라 어쩔 수 없었던 탓도 있고 스포일러가 될 대목이 너무 많은 탓도 있습니다. 읽기 전에 조금이라도 정보가 필요한 독자라면 인터넷서점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막심 샤탕의 작품은 이후 그림자의 제국’, ‘가이아 이론’, ‘약탈자등이 한국에 소개됐는데, ‘그림자의 제국을 제외하곤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名品再讀이라는 계획에 악의 3부작그림자의 제국만 포함시킨 건 그런 이유 때문인데, 개인적으론 조슈아 브롤린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단 세 편으로 끝난 게 무척 아쉬울 따름입니다. 조만간 다시 읽을 그림자의 제국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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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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