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요하다 要

 상당한 시일을 요하다 → 오래 걸려야 한다 / 제법 걸린다 / 한참 걸린다

 주의를 요하다 → 살펴야 한다 / 잘 보아야 한다 / 눈여겨봐야 한다

 고도의 과학 기술을 요하는 공업 → 뛰어난 과학 솜씨를 쏟는 공업

  ‘요하다(要-)’는 “필요로 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있어야 하다”나 “해야 하다”로 손볼 수 있고, ‘들이다·쏟다·기울이다’로 끝을 맺거나 ‘퍽·꽤·듬뿍·오래·잘’ 같은 낱말을 앞에 넣으며 손질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결단을 요하는 것으로

→ 결단을 해야 하는 일로

→ 맺고 끊어야 하는 일로

→ 마음을 굳여야 하는 일로

《월간 조선》 2호(1980.5.) 316쪽

각별히 주의를 요하는 뱀이다

→ 남달리 살펴야 할 뱀이다

→ 더욱더 마음을 쓸 뱀이다

→ 더더욱 살펴야 하는 뱀이다

《뱀》(백남극·심재한, 지성사, 1999) 70쪽

정성을 요하는 것이었다

→ 마음을 들여야 했다

→ 마음을 듬뿍 쏟아야 했다

→ 살뜰히 해야 하는 일이다

《아이 키우기는 가난이 더 좋다》(서원희, 내일을여는책, 1999) > 86쪽

그의 일은 나름대로 집중과 숙련을 요하는 일로서

→ 그이 일은 퍽 마음을 쏟아 제대로 해야 했는데

→ 그이 일은 꽤 마음을 기울여 잘 해야 했는데

→ 그이 일은 온마음으로 훌륭히 해야 했는데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레너드 위벌리/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50쪽

이 전파는 시간을 요한다

→ 이렇게 퍼지려면 시간이 든다

→ 이렇게 퍼지려면 오래 걸린다

→ 이렇게 퍼지기까지 꽤 걸린다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페르디낭 드 소쉬르/김성도 옮김, 민음사, 2017) 127쪽

반려견의 상태가 긴급을 요하는 증상인지, 아니면

→ 한집개 몸이 서둘러야 할 만큼 아픈지, 아니면

→ 길벗개 몸이 서둘러 돌볼 만큼 아픈지, 아니면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사토 타카노리/김주영 옮김, 단츄별, 2017) 6쪽

한 장을 쓰는데도 몇 시간을 요하리만큼

→ 한 장을 쓰는데도 몇 시간을 들일 만큼

→ 한 장을 쓰는데도 몇 시간을 쓸 만큼

→ 한 장을 쓰는데도 몇 시간이 걸릴 만큼

《문주반생기》(양주동, 최측의농간, 2017) 185쪽

콧물이 계속 나와서 관찰을 요하는 상태다

→ 콧물이 자꾸 나와서 잘 지켜봐야 한다

→ 콧물이 자꾸 나와서 잘 살펴야 한다

《모모네 자수 일기》(몬덴 에미코/편설란 옮김, 단추, 2018) 234쪽

나도 더 많은 연구를 요한다라는 흔한 문구를 사용해야겠어

→ 나도 더 많이 살펴야 한다는 흔한 글월을 적어야겠어

→ 나도 더 많이 알아봐야 한다는 흔한 말을 써야겠어

《모야시몬 4》(이시카와 마사유키/김시내 옮김, 시리얼, 2018) 5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