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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4.1.21
같은 영화를 사흘째 내리 다시 보기
일본에서 ‘기적 사과’를 선보인 분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았다. 처음에는 나 혼자 본다. 아이들과 볼 만한지 꼼꼼히 살핀다. 이튿날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본다. 그 다음날,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한 번 더 본다. 그러고 다음날에는 네 식구가 함께 영화를 본다.
영화에 나오는 사과밭 아재가 바보스러운 길을 걸어가며 둘레 사람들을 슬프게 할 적에, 영화를 보는 아이들도 울고 나도 운다. 마지막으로 열한 해째를 맞이해 비로소 ‘농약도 비료도 풀베기도 없이’ 숲 그대로 가꾼 끝에 얻은 사과 한 알을 보면서, 그러니까 사과밭이 아닌 ‘사과숲’을 보면서 즐겁게 눈물을 흘린다.
며칠에 걸쳐 같은 영화를 네 차례 보면서 생각한다. 우리 지구별에 태어난 영화 가운데 아름다운 영화는 아주 많다. 아이들하고 《말괄량이 삐삐》 디브이디는 네 편 모두 수백 번 되풀이해서 보았지만 언제나 새삼스레 다시 본다. 작은아이가 열 살쯤 되면 《말괄량이 삐삐》는 디브이디 넉 장을 따로따로 천 번쯤 보겠다고 느끼기도 한다.
얼마나 재미있는가. 영화 한 편을 천 번씩 다시 볼 수 있다면. 우리 삶에 얼마나 고운 마음밥이 될까. 영화 한 편을 열 해에 걸쳐 천 번쯤 볼 수 있다면.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이 《기적의 사과》라는 영화를 볼 뿐 아니라, 후쿠오카 마사노부 님 책과 함께 《자연 재배》라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 아름답게 살아갈 집이란 바로 ‘숲’인 줄 깨닫기를 빈다. 시골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웃들 또한, 도시에서 저마다 ‘아파트’ 아닌 ‘숲’을 돌보면서 몸과 마음을 곱게 다스릴 수 있기를 빈다. 4347.1.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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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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