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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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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222) 궁하다窮 1


이번 번역이 그 예외 중에서도 진짜 예외였던 것이, 돈벌이가 궁해지지 않았더라면 그런 엄청난 작업에 매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기식-지리산으로 떠나며》(지영사,2005) 14쪽


 돈벌이가 궁해지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바닥나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어려워지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힘들어지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떨어졌’군요. 돈벌이가 ‘사라졌’군요. 돈벌이를 할 자리를 ‘잃었’군요. 이럴 때에는 어찌할 수 없이 싫은 일이라도 떠맡습니다.


 어찌나 궁한지 → 어찌나 가난한지

 궁한 살림 → 쪼들리는 살림

 일거리가 궁하다 → 일거리가 없다

 얘깃거리가 궁한지 → 얘깃거리가 없는지


  가난한 살림이다 못해 쪼들리는 살림이기도 합니다. 가난하거나 쪼들리는 살림은 ‘힘들’고 ‘고달프’고 ‘괴롭’고 ‘벅차’며 ‘힘겹’기까지 한 살림이기도 합니다. ‘어려워’ 죽을 노릇입니다.


  일거리가 떨어지거나 없어지면, 팍팍한 살림이 나아지기 어렵습니다. 얘깃거리가 떨어지거나 바닥이 나면, 듣는 사람은 괴롭습니다.


 궁하다 못해 생각해 낸

→ 짜내다 못해 생각해 낸

→ 쥐어짜내다 못해 생각해 낸


  없으니 짜내려고 합니다. 쥐어짜내려고 용을 씁니다. 비틀어 짜내려고 온힘을 쏟아붓습니다. 얼마나 힘이 드는가 하는 대목을 찬찬히 살펴서 나타내면 됩니다. 4338.8.18.나무/4348.5.21.나무.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이 번역이 그 남다른 것 가운데에서도 참 달랐으니, 돈벌이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런 엄청난 일에 매달리지도 않았으리라


“그 예외(例外) 중(中)에서도”는 “그 남다른 것 가운데에서도”로 손보고, “진짜(眞-) 예외였던 것이”는 “참 달랐으니”로 손봅니다. ‘작업(作業)’은 ‘일’로 손질하고, “않았을 것이다”는 “않았으리라”로 손질합니다.


궁(窮) : 가난한 상태. 또는 그런 기색

   - 궁이 들다 / 궁을 떨다

궁(窮)하다

1. 가난하고 어렵다

   - 어찌나 궁한지 고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 궁한 살림에 자식은 낳아서

2. 일이나 물건 따위가 다하여 없다

   - 요즘은 일거리가 궁하다 / 얘깃거리가 궁한지 같은 말을 계속하고 있다

3. 일이 난처하거나 막혀 피하거나 변통할 도리가 없다

   - 권 변호사의 말은 궁하다 못해 생각해 낸 객설이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130) 궁하다窮 2


대답이 궁해진 나에게, 아야는 발밑을 내려다보며 “먼저, 1승이죠?” 하고 중얼거린다 … 아무런 대꾸를 할 수가 없다. “2연승.” 아야는 말한다

《시게마츠 기요시/고향옥 옮김-졸업》(양철북,2007) 36쪽


 대답이 궁해진 나에게

→ 할 말이 떨어진 나한테

→ 할 말이 없는 나한테

→ 말할 수 없는 나한테

 …



  보기글을 보면, 옮긴이는 처음에는 “대답이 궁해진”이라고 하다가, 이내 “아무런 대꾸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앞과 뒤에서 다른 말로 적어 보고픈 마음이었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보기글 앞쪽은 “대답이 떨어진”이나 “대답을 못하는”이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또는, “할 말이 없는”이나 “말 못하는”이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글뜻을 더 헤아리면, “뾰족한 말을 못하는”이나 “딱히 할 말이 없는”처럼 적을 만하고, “이렇다 할 말이 없는”이나 “뭐라 할 말이 없는”처럼 적을 만하며, “벙어리가 된”이나 “입을 다문”처럼 적을 만합니다. “말이 없어진”이나 “망설이는”처럼 적어도 됩니다. 4341.6.8.해/4348.5.21.나무.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할 말이 없어진 나한테, 아야는 발밑을 내려다보며 “먼저, 한 번 이겼죠?” 하고 중얼거린다 … 아무런 대꾸를 할 수가 없다. “또 이겼네.” 아야는 말한다


“1승(一勝)이죠?”는 그대로 두어도 되나, “한 번 이겼죠?”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2연승(連勝)”은 “또 이겼네”나 “두 번째 이김”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대답(對答)’은 ‘말’로 손봅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72) 궁하다窮 3


사내는 할 말이 궁했다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소녀의 마음》(양철북,2004) 226쪽


 할 말이 궁했다

→ 할 말이 없었다

→ 할 말이 떨어졌다

→ 할 말이 바닥났다

→ 할 말이 사라졌다

 …



  할 말이 없으니 ‘없다’고 합니다. 할 말이 떨어졌으니 ‘떨어졌다’고 합니다. 할 말이 사라졌으니 ‘사라졌다’고 합니다. 없으면 없다고 하고, 떨어지면 떨어졌다고 하며, 사라졌으면 사라졌다고 합니다. 굳이 ‘窮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4348.5.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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